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211

[나음 칼럼] 냄비를 닦으며 [1코노미뉴스=강한진 나음연구소 소장] 아차 하며 달려가 불을 껐으나 이미 늦었다. 탄 냄새와 연기가 집안에 가득하다. 냄비 속은 시커먼 숱이 됐다. 간단히 요기할 요량으로 냄비를 불에 올려놓고 잠시 딴짓하다가 벌어진 소동이다. 갑자기 화가 난다. 요즘 들어 이런 일이 잦아져서다. 아내가 가끔 그러더니 나도 점점 그런다. 앞뒤 창문을 한참 열어 두어도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아내의 짜증. 아끼는 냄비만 골라 태워 먹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게 태운 냄비의 뒤처리는 모두 내 몫이다. 아내는 손목이 매우 약하다. 골격이 약한 데다가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해서인지 바람만 불어도 아파한다. 류머티즘을 앓고부터는 무거운 일, 힘쓰는 일은 아예 내 몫이 되었다. 무 썰기부터 손목의 힘을.. 2022. 1. 5.
[나음 칼럼] 마농지, 그리고 어머니 꼰대 아빠가 MZ세대 딸에게⑮ –가족에 대하여 [1코노미뉴스=강한진 나음 연구소 소장] 매해 4월 어머니는 마농지를 담그셨다. 우녕밭 마늘이 한참 줄기를 세워 푸른 키를 높이고, 땅속 뿌리 마늘 아직 덜 알이 찼을 때, 어머니는 손가락 마디만큼 마늘대를 자르고 항아리에 넣어 끓인 간장을 붓고 돌멩이를 얹으셨다. 그리고 오뉴월 볕 아래 장독대에서 익은 마농지는 한여름 이후 밥상에 항상 자리했다. 어머니가 대나무 엮은 차롱에 보리밥을 싸고 자리젓과 된장, 콥데사니 마늘을 챙겨서 돌 많고 척박한 보리밭으로 갈 때 진드기처럼 따라붙는 나의 반찬은 마농지였다. 누나와 형이 연한 콩잎 위에 보리밥과 자리젓, 된장을 얹으면 나는 마농지를 한 꺼풀 벗기고 짭조름하게 단맛 물든 손가락을 빨며 점심을 먹었다. 초등학교 3.. 2021. 12. 28.
[정희선 칼럼] 日, 65세 이상만을 위한 부동산 서비스 확산 [1코노미뉴스=정희선 칼럼니스트]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3년에 한 번씩 건강수명을 발표한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기간으로,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12월 20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일본인의 2019년 건강수명은 남자 72.68세, 여자 75.38세로 이전 조사인2016년의 남성 72.14세, 여성 74.79세에서 더 늘어났다. 흡연률이 줄어들고 고령자의 사회 참가가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이다.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고령자가 거주할 집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전체로 살펴 보면 자가 주택을 소유한 고령.. 2021. 12. 22.
[나성재 칼럼] 야생의 활력으로 사는 법 [1코노미뉴스=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주변을 보면 삶의 생명력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 반면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차이 때문일까? 동네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했다. 88세 일본인 할머니 미쓰다 후사코가 쓴 '50세에 발견한 쿨한 인생'이다. 2시간 정도면 읽을만한 가벼운 책이지만 안에 담긴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할머니는 공무원 남편의 현모양처로 지내다가 50세에 남편과 갑자기 사별한다. 그 후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녀는 책 속에 15년 동안 일하면 홀로 활기차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자기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다 "상대가 누구 건 간에 남에게서 삶의 보람을 찾으면 반드시 그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 온다. 자신을.. 2021.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