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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156

[나성재 칼럼] 지방 덩어리와 뜨거운 글쓰기 [1코노미뉴스=나성재 한국코치협회 코치] "병원에서 현미경 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현미경 위에 세포가 정상 세포인지 비정상 세포인지를 살펴보는 일이에요.“ 필자가 주최한 신효정 시인 초빙 강연회에서의 일이다. 시인의 권유로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앞에서 소개를 너무 잘해서 부담이 된다는 한 참가자는 차례가 되자 수줍게 자기소개를 했다.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였다. 병원 진단과에서 근무하다가 1년 반 동안 육아휴직을 한 상태라고 했다. 이제 회사 복귀가 두 달이 채 안 남았다고 했다. 다시 직장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휴직기간 동안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 가버렸단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강연회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강연 전에 잠깐 시인과 차 한.. 2020. 10. 8.
[정재훈 칼럼]젠더질서의 밑바닥에서 공권력 물먹인 영화 「도희야」 [1코노미뉴스=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도희야」는 2014년 개봉하였고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다. 감독(정주리)과 출연자들이 이런저런 수상까지 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관객은 10만 명 정도 찾았다고 한다. 보기에 많이 불편한 장면들이 있어서일까? 「도희야」는, 성소수자 이야기를 다룬 ‘퀴어 영화’로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하여 「도희야」는 여성 1인가구 영화다. 성소수자와 1인가구 여성을 합하면 이 사회 젠더질서의 가장 밑바닥을 볼 수 있다. 「젠더질서」라고 하니까 좀 골치 아픈 이야기로 생각하실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젠더(gender), 즉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성 정체성으로 인하여 남성과 여성,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간 서열이 정해지는 것이 젠더.. 2020. 10. 5.
[나성재 칼럼] 설득당하는 두 가지 방법 [1코노미뉴스=나성재 한국코치협회 코치] 강동희는 코트 위의 마법사였다. 허재, 김유택과 함께 농구 트리오로 90년대 최고의 농구 전성기를 누렸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감독으로도 팀을 시즌 우승까지 이끈 유능한 감독이었다. 사람 좋기로 알려진 그가 스포츠 도박 승부 조작에 연루되었다는 뉴스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도 잊혀졌다. 어느 쌀쌀한 밤에 덥수룩한 수염에 먼지투성이 옷차림을 한 사내가 음식점에 들어섰다. 하루 종일 굶었으니 따뜻한 음식 아무거나 달라고 했으나, 주인은 감옥에서 출감한 사람인 것을 확인하고 그를 쫓아낸다. 오갈 곳 없이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가득 찬 그는 낙엽이 휘날리는 차가운 계단에 웅크리고 누웠다. 이 사나이가 빵 한 조각을 훔치고 .. 2020. 9. 24.
[하지현 칼럼] 명절 스트레스 대처법, '잔소리편' [1코노미뉴스=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추석이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명절 잔소리, 고부갈등, 불편한 사람들과의 만남 등등이 이유다. 매년 마주하지만 매번 쉽지 않은 상황들, 어떻게 대처해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까? 어른들과의 대화로 추석, 설날 같은 명절이 스트레스인 분들이 많습니다. ‘몇 학년이니? 공부 잘하니? 서울대 가야지. 열심히 해라.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 고생한 것 보답 드려야지’ 이런 얘기죠. 대학생쯤 되면, ‘취업은 언제 하니. 장학금은 받니?’라는 이야기를 듣고요. 어렵게 취업을 하면, 결혼은 언제 하는지 물어보시죠. 또 망설이다 아이를 낳으면 둘째는 언제 낳는지, 질문을 받습니다. 자식 자랑도 하십니다. ‘우리 철수는 연봉이 7천이래. 차도 외제차로 바꿨어’ 등등으.. 202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