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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8

[정재훈 칼럼] 마을이 있어 가능한 1인 가구 이야기, 「채비」 [1코노미뉴스=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채비」는 2017년 개봉 영화다. 엄마 애순(고두심)이 서른 살 지적장애 아들 인규(김성균)의 혼삶을 준비하는 애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채비」는 2005년 개봉하여 5백만 명 이상의 경이적 흥행 기록을 세운 「말아톤」을 연상케 한다. 「말아톤」이 발달장애, 「채비」는 지적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차이가 있지만, 혼자서 살아가기 어려운 아들과 아들을 돌보는 엄마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장애자녀에게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니 비장애 자녀와 갈등을 겪는 이야기 전개도 두 영화가 비슷하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공통점은 다음 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말아톤」을 보자. 발달장애 아들 초원(조승우)을 돌보는 엄마 경숙(김미숙)이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 2020. 9. 2.
[정재훈 칼럼]기러기아빠 이야기 싱글라이더, 내려놓으니 홀가분한 가장의 짐 [1코노미뉴스=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1969년 나온 가수 이미자의 「기러기아빠」가 유행한 이후 ‘기러기’는 부모 잃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단어였다. 「기러기가족 봄이 오면 도로공사에 밀려... 갈 곳 잃은 고아들의 보금자리(경향신문 1978년 2월 7일 7면 기사)」를 보면 부모 없는 아이들을 ‘기러기’로 지칭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기러기’는 남편과 이혼하거나 사별한 엄마를 상징하는 용어가 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당시 이혼ㆍ사별 여성 대상 「기러기교실」을 운영하였다. 가장이자 남편, 아버지 없이 남은 가족을 지칭하는 용어였던 기러기가 남성에게 부여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보았던 KBS 2TV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 2001년 88회에서 다룬 ‘기러기아.. 2020. 8. 20.
[정재훈 칼럼]혼자 사는 엄마, 박화영을 아십니까? [1코노미뉴스=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영화 「박화영」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보기 불편할 수 있는 영화다. 2017년 제작 완료하고 부산영화제 상영도 했다. 하지만 그 불편한 내용 때문에 개봉관을 찾지 못하다가 2018년에야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6천명도 안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을 뿐이었다. 뭐가 그렇게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을까?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이른바 ‘청소년 비행’ 현실을 드러내었기 때문에?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왜일까?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박화영은 청소년 1인 가구이다. 2018년 현재 전국 1인 가구 수는 5,848,594가구이다. 전체 19,979,188가구 중 29.3% 비율이다. 2천만 가구 중 6백만 가구, 즉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2020. 8. 6.
[정재훈 칼럼]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1코노미뉴스=정재훈 교수]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는 2007년에 개봉하였고, 100만 명 정도가 극장에서 마주한 영화다. 여유로운 상류층 30대 부부와 열심히 직장 생활하는 중산층 40대 부부가 서로의 배우자에게 이끌려 결국 4명의 1인 가구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청년 시절에는 미혼이라서, 노인이 되면 배우자와 사별해서 1인 가구가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중년 1인 가구 탄생의 가장 큰 이유는 이혼이다. 4ㆍ50대 1인가구 셋 중 하나는 이혼으로 생겨난다(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가구의 현황 및 특성 보도자료, 2018년 9월 28일, 22쪽). 이혼은 왜 하나? 통계조사 항목으로서 이혼사유에는 「배우자 부정, 정신적ㆍ육체적 학대(가정폭력), 가족 간 불화, .. 2020.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