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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뚜렷해진 결혼관 변화…비혼주의 확산에 여성 1인 가구 ↑

by 1코노미뉴스 2022. 2. 3.

사진=미리캔버스,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비혼주의' 역시 확산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서점가에는 비혼주의 관련 서적이 증가했고, 각종 설문조사에도 비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많다. 

명절 가족, 친지 간 모임 때 듣기 싫은 말 1위를 고수했던 '결혼 잔소리'가 2위로 밀려날 정도로 반드시 결혼해 한 가정을 이뤄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 

비혼주의 확산은 1인 가구 증가세로 드러난다. 서울시가 남녀 생활실태 파악을 위해 발표한 '2021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주민등록인구 중 1인 가구는 총 139만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이 74만가구(53.2%), 남성이 65만가구(46.8%)를 차지했다. 

서울 여성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51.2%에서 2020년 53.2%로 2.0%포인트나 늘었다. 남녀 1인 가구 격차는 젊은층의 결혼관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생물학적 이유로 만 65세 이상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인 가구 수가 많은 것은 이전과 동일하다. 달라진 부분은 20~40세 여성 1인 가구 비중이다. 

이번 서울시의 성인지 통계 조사를 보면 20대의 경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견해가 남성은 9.7%인데 반해 여성은 4.7%에 불과했다. 30대도 남성은 14.9%, 여성은 6.7%, 40대는 남성 11.5%, 여성 4.5%를 기록했다. 결혼 필요성에 대해 남녀 차이가 극명했다.

서울 1인 가구 남녀 성비./표 = 서울시

결혼은 필수라던 사회적 통념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혼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체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로 36세가 된 임지애(가명)씨는 설 연휴 마지막 날 비혼주의 커뮤니티에 달라진 설 풍경에 대한 글을 남겼다. 임씨는 "서른살이 넘어가면서 매년 듣던 '언제 결혼하냐'던 소리를 올해 처음으로 안 들었다. 지난 추석에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비혼주의를 선언했더니 올 설에는 아무도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며 "오히려 엄마가 잘살다가 뜻 맞고 인연인 사람 생기면 연애하고 그러다가 결혼하고 싶으면 하고 자유롭게 살라고 말만이라도 지지해줬다"고 전했다. 

김지혜(32, 가명)씨는 지난해 비혼을 선택했다. 결혼제도에 동의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김씨는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10년 넘게 독립해 살면서 때로는 동거도 해봤지만, 결국 혼자인 게 더 행복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고독이 반드시 외로움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롯이 나 혼자 일 때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나에게 충실한 내 삶을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2022 혼인 이혼 보고서'에도 드러났다. 전국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4.7%가 '비혼'을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긍정 응답률이 73%에 달했다. 남성은 36.4%였다.  

비혼주의 확산으로 혼인 건수도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는 17만2748건, 전년 동기 대비 9.7%나 줄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20만건을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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