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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배우 지망생 조하나 극단적 선택…청년 1인 가구 '민낯' 수면 위

by 1코노미뉴스 2021. 4. 28.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20대 배우 지망생 조하나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조씨의 지인은 부고를 알리며 그녀가 단돈 200만원이 안 되는 돈을 보이스피싱으로 잃고 홀로 괴로워하다 고통 없는 삶을 택했다고 말했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연기자의 꿈을 좇던 한 청년의 죽음은 심각성을 더해가는 청년 자살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조씨의 죽음은 청년세대가 겪는 경제적 빈곤과 정신적 돌봄 정책이 시급하다는 점을 드러나게 한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급증과 함께 청년 고독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청년층에게 극심한 후유증을 남기면서 '코로나 블루'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실제로 2019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는 614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30.2%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중 20대는 18.2%, 30대는 16.8%로 타 연령대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청년 1인 가구는 경제적으로 모든 생활을 홀로 책임져야 한다. 연이은 취업 실패로 금전적으로 피폐해지고, 사회적 인간관계를 멀리하게 되면서 절망감, 우울감에 빠질 위험이 높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2020년 10~11월, 만 19~34세 청년 6570명 대상)를 보면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냐'는 질문에 여성의 32.8%, 남성 19.4%가 '있다'고 답했다. 또 여성의 45.7%, 남성의 31.4%는 '우울감, 무력감, 절망감을 자주 느낀다'고 답했다.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졌냐'는 질문에는 여성 56.6%, 남성 52.0%가 '그렇다'고 답했다. 

표=통계청

자살률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청년 자살자 수는 3220명에 달한다. 20대의 자살률(10만명당)은 19.2명, 30대는 26.9명에 달한다. 또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실에 따르면 홀로 살아가는 청년 1인 가구 중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97명이다. 무연고 사망자는 사망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고독사 후 연고자가 나타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청년 고독사 수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청년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률은 낮고 노동환경은 불안하다. 청년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일자리 문제보다, 사회적 고립을 막고 심리적 안정감을 돌봐 줄 수 있는 체감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독사 현장에서 공영장례를 지원하고 있는 나눔과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은 "코로나19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외로움과 고립감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는 청년층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적 고립가구 문제는 특정 집단, 특정인의 문제가 아닌 생애사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누구나 이러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안전망이 구축된다면 1인 가구는 있어도 혼자 사는 세상은 없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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