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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바깥 활동 맘대로 못해"...외출 못하는 1인 장애인 가구, 해마다 2배 증가

by 1코노미뉴스 2021. 4. 20.

#. 경기도 덕양구에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 최모씨(42)는 최근 외출 빈도수가 확 떨어졌다.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가던 병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단순 병원만 가는 게 아닌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서 "코로나가 빨리 잠잠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제적 비용도 부담이라는 최씨는 "이동수단이 없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수급을 받아 생활하다 보니 무리해서 가고 싶어도 망설여진다"고 했다. 

[1코노미뉴스=정윤선 기자] 최씨처럼 혼자 사는 1인 장애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이 겹치며 외출 빈도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는 45.4%로 최근 조사인 2017년 70.1%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병의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경우는 32.4%로 2017년 17%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로 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일 발표한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등록 장애인은 262만3000명이다. 

이들 중 혼자사는 장애인 가구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른바 '1인 장애인 가구' 비율은 2011년 17.4%에 그쳤지만 2014년 24.3%, 2017년 26.4%, 지난해 기준 1인 장애인 가구는 71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장애인 가구 비율 중 27.2%에 속한다. 

지난 한 달 동안 장애인의 외출 빈도를 살펴보면,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가 45.4%로 2017년 조사(70.1%)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혀 외출하지 않는 경우는 8.8%로 2배가량 늘었다.

외출하지 않는 이유는 '장애로 인한 불편함'이 5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꺼린다는 답변은 11.7%를 차지했다. 이 밖에 '하고 싶지 않아서', '외출을 도와줄 도우미 부재' 등의 이유로 외출을 꺼린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 중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4%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32.4%)의 절반 이하로 낮다. 우울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8.2%로 나타났다. 이 역시 전체 인구(10.5%)와 비교해 높은 수준인 셈이다. 

장애인의 생활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점으로 2017년과 동일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이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은 '외출', '정서적 안정', '경제활동', '의료이용'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1인 장애인 가구에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1인 장애인 가구의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 기초적인 조사가 이뤄진 이후 정책 반영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복지 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가장 먼저 1인 장애인 가구 실태 파악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박인석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장애인들의 현황과 욕구를 장애인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장애인과 가족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복지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들의 건강 취약계층의 일상이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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