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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첫 삽 뜨기 전부터 '잡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야심 찬 여수 경도 사업 '빨간불'

by 1코노미뉴스 2021. 8. 12.

[1코노미뉴스=안유리나 기자] 다도해의 마지막 보물 경도지구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수시의회, 여수범시민단체 등은 "사업권을 따낸 미래에셋(회장 박현주)이 당초 계획했던 부분을 없애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변경한 뒤 막대한 이득을 챙기려고 한다"면서 건축 허가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업권을 따낸 미래에셋은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올 8월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2일 여수시 경도지구 개발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전문회사인 미래에셋이 당초 계획했던 아시아 최고 리조트 건설이 건물관리 전문 회사를 만들어 분양을 마친 생활형 숙박시설 관리로 이득을 챙기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낙연 전 대표까지 극찬한 아시아 최고 리조트 건설 '삐걱'
미래에셋 1조 투입한 이유 따로 있나 

경도지구의 사업은 201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남도지사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여수 경도 우선협상대상자 1순위에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하고 기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박현주 회장은 경도에 아시아 최고의 리보트 시설을 만들어 전남 관광레저산업의 수준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분이어서 기대가 크다"면서 "박 회장이 전남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골프장과 콘도 등 경도 골프앤리조트 시설과 부지를 3423억 원에 일괄매입하고 향후 5년간 7500억 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모두 1조 1천억 원 가량을 경도에 투자한다는 사업계획서를 전남개발공사에 제출했다. 

아울러 5년 동안 경도에 호텔과 빌라, 요트마리나, 워터파크, 해상케이블카, 국내외 관광객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명품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사업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갑자기 말 바꾼 미래에셋 이유는?
이상우 여수시의원 "경도, 박현주 회장을 위한 섬 될 뿐"

갈등은 미래에셋이 호텔이 들어설 자리에 타워형 레지던스를 건립한다며 사업 변경을 시도하면서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상우 전남여수시의회 의원은 "미래에셋은 애초부터 생활형 숙박시설을 설립하고 이로 인한 막대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경도 사업에 뛰어들었다"면서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게 되면 다도해의 마지막 보물인 경도는 박현주 회장을 위한 섬이 될 뿐"이라고 강도 높이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현재 초입 타워형 레지던스도 지역에서는 주택 임대사업으로 보고 있다. 말장난으로 바꿀 뿐이지 임대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것은 같다. 경도 초입부의 생활형 숙박시설처럼 일반인에게 분양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변경한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점과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분양권을 매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장기투숙'을 허용하기 위해 허가된 생활형 숙박시설이 기존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여수 7개 시민단체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 반대" 
여수시 건축 허가 불허 촉구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생활형 숙박시설이 개별 분양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수시의 건축 허가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 여수YMCA와 YWCA, 환경운동연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미래에셋 그룹이 추진하는 여수 경도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 계획을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0일 오전 광양만권경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에셋의 레지던스는 지역에서 과도한 생활형 숙박시설들과의 경쟁 발생, 적자운영 등을 빚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미래에셋은 애초 경도에 관광테마 시설을 건립하는데 소홀한 채 부동산 개발과 수익에만 치중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수연대회의는 이어서 "미래에셋은 생활형 숙박시설의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당초 약속한 대로 경도에 세계적인 관광 테마시설을 건립하는 데 주력해야 하고 광양만권경자청은 미래에셋 생활형 숙박시설의 건립계획이 철회(불허)되도록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들은 "미래에셋이 설립한 지알디벨롭먼트가 생활형 숙박시설 건축심의를 신청했고, 현재 40여명 규모의 경호초교를 300명 규모로 이설한다는 계획에도 의구심이 든다. 레지던스 건립을 우려하자 미래에셋 측은 사업중단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으며 대시민 공개사과를 미루고 사업재개 입장 만을 밝힌 것에 우리 시민사회 단체는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수시민단체 연대회의는 인·허가권자인 광양만권경자청과 전남도, 사업 시행자인 미래에셋에 ▲광양만권경자청은 여수시민과 시민단체 의견을 수용해 레지던스 건립 계획을 불허할 것 ▲미래에셋은 다도해 경관·조망권 훼손, 부동산 과잉개발 문제를 안고 있는 레지던스 건립 계획을 철회할 것 ▲미래에셋은 지역사회와 소통·상생하는데 노력하고 약속대로 경도에 세계적인 테마시설을 건립할 것 ▲전남도와 도의회는 미래에셋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방관하지 말고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계획을 불허할 것을 요구했다.

미래에셋 "실거주 목적 아니기 때문에 투기 아냐"

시의회와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말하는 것 처럼 레지던스는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라며 "생활 숙방형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투기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원래 호텔이 건립될려던 자리에 마리나 베이를 만들려고 했지만 수심이 약하다는 판정을 받아 반대편으로 옮기면서 계획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역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경도 레지던스 설립을 두고 "이미 세계 많은 국가에서 호텔을 생활형 숙박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장기체류 관광지를 끌어오려면 레지던스 설립이 중요하다"라며 고객 유치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아울러 "생활형 숙박시설은 최근 공포된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숙박업 전문운영회사를 선정해 위탁하는 등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경도 섬 경제가 좋아지면 여수시내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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