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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신학철 LG화학 부사장 중대사고 제로 도전, 한 달만에 '실패'

by 1코노미뉴스 2021. 8. 5.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7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ESG 기반 비즈니스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 = LG화학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사장의 중대사고 제로 도전이 한 달도 안 돼 실패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일 여수국산업단지 내 NCC공장에서 일하던 LG화학 직원이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어서다. 사고원인에 따라 LG화학은 올해도 중대재해사고 사업장이 될 수 있다. 

5일 LG화학에 따르면 여수공장 직원 A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45분경 현장에서 전기판넬을 점검 중 감전사고를 당했다. 20대 청년 근로자로 알려진 A씨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긴급후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조사결과 안전수칙 위반이 발견되면 LG화학은 중대재해 사업장이 된다. 내년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할 경우 사업주 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최근 기업들은 안전한 근무환경을 약속하는 등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LG화학도 마찬가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2025년까지 ESG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분야에 10조원을 투자해 ESG 선두기업으로 나아가겠다"며 "중대사고 제로화와 즉각적 대응능력 확보를 위해 근무환경과 안전분야에 4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LG화학은 ESG 성과 데이터를 별도로 ESG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할 중점 지표를 선정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작업자 및 공정 환경 안전에 대한 상세 지표가 포함됐다. 

보고서에서 LG화학은 "환경 안전을 희생하며 진행할 사업은 단연코 없다는 일념 아래 환경 안전에 대한 관리체계 혁신과 고도화를 위한 마그놀리아 프로젝트(Magnolia Project)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최소한의 법적 규제를 넘어 선제적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해 가장 안전한 사업장으로 거듭자고자 매월 경영회의를 통해 '최고 경영진'에게 관련 현황을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LG화학은 지난해 5월 인도공장에서 800톤 규모 스티렌(발암물질)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인명사고와 환경오염 사태를 만들었다. 이어 국내 대산공장 촉매센터에서 불이 나면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ESG로 따지면 S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 신학철 부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LG화학이 ESG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친환경화 신사업 투자보다 안전부터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여수공장 감전사고 결과가 LG화학의 ESG선도기업 계획에 뼈아픈 실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임직원의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며, 향후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사고원인 분석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경찰측은 "사고 당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은 아직 조사 중이며 정확한 결과는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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