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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액티브 시니어를 잡아라" 금융·산업, 큰손 고객 눈독

by 1코노미뉴스 2022. 2. 18.

사진=미리캔버스,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1코노미뉴스=백혜진 기자] 고령화시대가 가까워지면서 시니어를 위한 금융 산업 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시니어 세대는 MZ세대보다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만큼, 소비 주축으로 이동한다는 해석이다. 이는 곧 각종 금융과 산업 시장에서 수익 창출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3월 낸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50대가 순자산 4억987만원으로 연령대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60대 이상이 3억7422만원, 40대가 3억7359만원, 30대가 2억385만원, 30세 미만이 7241만원을 기록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시니어를 바라보는 눈길도 달라졌다.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력을 보이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노노(No-老) 포미(For Me)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소비집단으로 부상 중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20년 기준으로 액티브 시니어 소비시장 규모를 약 125조원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은 약 1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들은 넉넉한 자산을 바탕으로 자신들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 자산 두둑한 액티브(Active) 시니어 주요 타깃층 

금감원이 최근 내놓은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부문 역할'이라는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는 13.8%(708만명)지만 은행 예금에서 이들의 차지하는 비중은 125조5천억원이다. 전체 예금액의 20.8%를 차지한다.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의 경우 노후설계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주택연금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연금 지급액이 2조6천969억원(지급 건수 4만3천99건)으로 집계됐다. 연금 지급액은 5년 전(5천193억원)보다 5배 불어난 수치다. 급속한 고령화와 이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려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주식 등 금융투자부문에선 고령층 비중이 8.1%(252조원) 정도 된다. 개인주주의 총주식 거래금액은 3천100조원이다.

60대 이상의 주식 보유 비율이 26.7%나 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펀드 판매금액 99조9천억원 중 고령자 비중은 23.6%(23조5천억원)로 계속 상승 추세다. 다만 고령화 관련 펀드인 라이프사이클 펀드 및 월 지급식 펀드(연금펀드 제외)는 전체 수탁고의 0.3%에 불과하다. 파생결합증권 투자금액도 18조6천억원으로 나타나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의 30.1%를 차지한다.

글로벌 코스메틱회사에서 일하는 이모(58)씨는 1억8000만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으면서 부동산 상승기에 앞서 장만한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에 혼자 산다. 이씨는 월급 대부분을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 이씨는 "결혼 적령기 때 일에 집중하다 보니 시기를 놓쳤다. 자금면에서는 넉넉하게 쓰는 편이다. 딱히 쓸 때가 없다 보니 월급으로 일부는 대출금 갚고 연금에 지출하는 정도다. 나머지는 맛있는 것을 사먹으러 다니거나 쇼핑을 하는데 쓴다"라고 말했다. 

이런 시니어를 위해 금융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각 사마다 시니어 세대를 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상품도 함께 내놓고 있다. 자산 관리 중심으로 상품들을 연구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소비 주축 시니어 산업 소비 주도층으로 급부상 

금융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30~40%대에 이르렀다. 특히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3대 명품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 실적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매출 중심에는 구매력이 탄탄한 '액티브시니어'가 있다. 더 비싼 제품을 시니어들이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명품 쇼핑 플랫폼 트렌비 조사에서 65세 이상 사용자가 334%로 가장 많이 늘었다. 55~64세가 203%, 45~54세는 201%의 증가율을 보였다. 45세 이상 프리시니어들이 쓴 금액도 1년 사이 1099% 올랐다. 이들이 결제한 금액은 트렌비 전체 판매액에서 53%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 주도층으로 등장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소모(62)씨는 "나이가 들다보니 아무거나 살 수도 없다. 돈이 있어도 마땅히 쓸 곳이 없다. 얼마 전 우연히 구입한 명품 가방이 가격을 올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연스럽게 재테크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전문가 "시니어문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향후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고령층의 소비패턴은 갈수록 다양화, 고급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시니어층은 즐기기 위한 소비와 함께 건강한 노년을 누리기 위한 소비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소비패턴에 맞춘 새로운 시장창출과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행정학과 겸임 교수는 "과거 퇴물로 여겨졌던 시니어가 새로운 세대층으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삶의 질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시니어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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