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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수입 줄고 지출만 늘어…팍팍해진 40대 1인 가구

by 1코노미뉴스 2022. 2. 15.

사진=미리캔버스, 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1코노미뉴스=정윤선 기자]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의 삶은 대체로 팍팍하다. 전체 1인 가구 중 취업 상태인 이들은 59.6%에 불과하다. 여기에 다인 가구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특히 경제적 불안감은 더 크게 느낀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장년 시기 안정적 자산 형성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40대가 처한 고용시장은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연구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임시·일용직, 도소매 숙박음식업종 등 고용 취약계층은 물론,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40세대의 고용이 질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일제 환산(FTE) 방식의 취업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전일제 환산 취업자는 2651만2000명으로, 2017년보다 7.3%(209만2000명) 급감했다. 

코로나19 이후 2년 간의 고용 상황 역시 2021년 통계청 취업자 수는 2019년 대비 0.6%(15만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전일제 기준으로 환산 시 취업자수는 오히려 4.0%(109만3000명) 감소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취업자의 '머릿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의 총량은 줄었다는 의미"라며 "고용상황이 외형적으로는 나아졌으나 질적으로는 후퇴했다. 2017년 이후 취업자 증가는 주로 정부의 단시간 공공 일자리 정책이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3040세대가 가장 심각하다. 전일제 환산 취업자수는 지난 4년간 193만7000명이 줄어들었다. 30대는 13.5%(82만6000명), 40대는 14.7%(111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통계청 기준 취업자 수 감소율(30대 △6.8%, 40대 △7.0%)의 두 배가 넘는다.

전일제 환산 고용률을 보면 더 충격이 크다. 40대의 경우, 2021년 전일제 환산 고용률이 78.7%로 2017년에 비해 9.5%포인트나 급락했다. 30대도 76.0%로 5.9%포인트 하락했다. 

박 교수는 "통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3040세대의 고용총량 축소가 전일제 환산 방식을 통해 측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고용충격이 1인 가구에 전해지면서 피해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재취업 실패로 경제적, 정서적으로 피폐해지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40대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최근 상담코칭을 받은 40대 1인 가구 김한나(가명)씨는 "뭐든지 혼자 하는 걸 싫어하는데, 코로나19 터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우울증이 생겼다. 명동에 뷰티숍 점장이었는데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일 자리도 잃고, 수입이 없어서 재테크를 했다가 빚만 늘었다"며 "자꾸 안 좋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주변의 권유로 상담코칭을 받게 됐는데, 정서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정호성(가명)씨도 삶이 팍팍해졌다. 정씨는 "원래 출판사에 다녔는데, 코로나19 터지기 직전에 회사를 그만뒀다. 잠시 재충전을 하면서 이직할 생각이었지만, 재취업에 실패했다"며 "배달 알바를 먹고 산다. 이전보다 당연히 수입이 줄었다. 일을 더 하면 되겠지만, 그러기엔 몸이 안 따라준다. 지금도 이력서는 넣고 있지만, 일자리가 없다. 비혼주의는 아닌데, 이대로라면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도 힘들 것 같은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 있는 A 심리상담코칭센터 관계자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혼자 사는 40대가 부쩍 늘고 있다"며 "갑자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자존감 하락과 허무함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심리적 위축으로 대인 관계 역시 나빠져 고립감과 함께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강한진 나음연구소 소장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고, 위축되게 된다. 1인 가구라면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제가 각박해질수록 사각지대는 더 짙어지기 마련이다. 사회적으로 1인 가구가 고립되지 않도록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해 내면의 감정을 돌봐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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