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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코노미

[이진의 코코넛 독일] 싱글 생일 파티

by 1코노미뉴스 2020. 3. 16.

[1코노미뉴스=이진]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약속 다음 날이 생일이라면? 우리라면 당연히 "미리 생일 축하해!" 라고 생일 축하 인사를 전할 것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조금 참아야 한다.

독일에서는 생일을 미리 축하하면 생일 당사자에게 1년 동안 불행이 다가온다는 오래된 미신이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러한 미신을 모두가 믿는 것도 아닐 테고, 어떤 이들은 일정과 편의에 따라 미리 생일 파티를 열기도 하지만, 적어도 축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생일날까지 기다리는 편이 좋다. 괜히 예의가 없다거나 불친절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축하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운이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리 생일 축하해"라는 말은 거의 들어보기 힘들지만,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라는 말은 자주 접할 수 있다. 

보통 독일 친구들은 생일 전 날 만나더라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헤어진 후 밤 12시가 되자마자 생일 축하 메세지를 보낸다. 생일이 주말 등 쉬는 날과 잘 어우러진 경우에는 생일 전 날 생일 파티를 시작해서 놀다가 밤 12시가 되는 순간 선물을 주고 생일 축하를 하기도 한다. 혹은 생일을 깜박하고 있다가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축하를 하더라도 별로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재미있는 점은 독일의 생일 파티는 생일 당사자가 모든 것을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친구들의 깜짝 파티 같은 것은 여기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생일 당사자가 직접 장소를 대여하거나 혹은 본인 집에서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데, 파티 장식, 케이크, 술, 음료수, 간단한 먹을 거리까지 모두 준비해야 한다.

마치 우리가 초등학교 때 떡볶이며, 치킨, 피자, 케이크 등을 집에 한 상 가득 차려두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에 내가 직접 준비했다는 뜻은 아니고, 어머니의 기획과 실행 하에 마련된 것이었지만.

처음 생일 파티에 초대되었을 때에는 이렇게 생일 당사자가 모든 걸 준비해도 되나 싶어서 마음이 안절부절 했다. 음식을 조금 준비해 가야 할지 미리 가서 장식이라도 좀 도와줘야 할지 물었을 때 친구들은 모두 괜찮다며 거절했다. 물론 생일 당사자가 모든 것을 준비한다고 해도 가까운 친구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내 생일은 내가 모두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이곳의 문화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파티가 시작되면 선물을 주고 축하를 하고 난 후 평범한 하우스 파티처럼 생일 파티가 진행된다. 음악을 크게 틀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몇 명씩 무리 지어 대화를 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고 춤도 추다가 시간이 무르익으면 술 게임을 하기도 한다.

독일 식 술 게임은 주로 카드를 가지고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카드를 뽑아서 카드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술을 마시는 방식이다. 또 미드에서 많이 봤을 법한 비어퐁이라는 게임도 인기 있는 술 게임 중 하나인데, 테이블을 몇 개 붙여서 탁구대처럼 만들고 그 위에서 탁구공을 상대방 맥주 잔에 넣는 게임이다. 이 때 잔에 공이 넣으면 상대 팀 사람이 그 잔을 마셔야 한다.

지난 해에는 독일에 온지 만 5년이 된 것을 기념하며 나도 독일식 생일 파티를 열어보았다.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면서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은근히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 만큼 크게 기억에 남는 생일이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자신의 생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싱글이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고, 어떤 방식으로 축하하고 싶은지 혹은 받고 싶은지를 정하여 내가 기획하고 내가 준비하는 나만의 생일 파티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삼십 대 초반의 어느 날 거의 매주 결혼식이며 돌잔치며 다니면서 축의금을 내던 내 친구가 내가 마흔이 되면 마흔번 째 돌잔치를 성대하게 열 테니 꼭 놀러 오라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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