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뉴스=백혜진 기자] 양치질을 하다 갑자기 헛구역질이 났다. 유충 관련 기사를 본 이후였기 때문이다.
인천, 경기뿐만 아니라 서울시에도 유충 관련된 소식이 전해진다. 순식간 전국으로 번진 수돗물 유충 공포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무엇보다 유충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면서 불안을 넘어 분노로 번지는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민 김 모씨는 "요즘 정수기 물을 받아서 양치질하고 있다"라며 "유충 알이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주민 박 모씨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상황에 항상 물을 사용하고 있다. 유충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불안하다. 해당 지자체에서 대책 마련이 나올지 미지수"라고 분노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할 정도로 극에 달한 상태다. 1년 전 인천시의 붉은 수돗물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된 것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출근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전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문제를 넘어가지 말라.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및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니 꼭 사실을 밝혀 처벌해 달라"며 책임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이번 깔따구 유충까지 발견되면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관련 당국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수돗물 관련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번 일이야말로 민생을 챙길 충분한 기회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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