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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코노미

[이진의 코코넛 독일] 독일 가장 큰 단점은

by 1코노미뉴스 2020. 7. 13.

[1코노미뉴스=이진] 독일에 오래 산 사람도 독일에 온지 얼마 안 된 사람도 그리고 독일인도 모두들 입을 모아서 말하는 독일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뷰로크라티(Bürokratie)라고 불리는 관료주의이다.

시청, 외국인청 등 모든 관공서는 물론이거니와 병원, 학교 내 행정 사무소 등 거의 모든 곳에 해당되는 이 뷰로크라티의 특징은 대부분의 행정시스템이 민원인이 아닌 공무원의 편의를 위해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예가 바로 테어민(Termin)이라고 하는 예약 시스템이다. 

독일의 관공서에서 업무를 보고 싶다면 우선 홈페이지에 있는 예약 시스템을 통해서 테어민을 잡아야 한다. 그나마 이러한 홈페이지 예약 시스템이 구축된 곳은 흔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는 홈페이지에 공지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 또는 메일을 보내 예약을 잡아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 전화해서 오후에 가겠다고 하는 약속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대체로 한 달 전에 예약을 잡거나 빠르면 1-2주 내에 예약을 잡을 수 있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도시에 따라서는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면 번호표를 받고 당일에 업무를 진행할 수도 있었는데, 그 아침 일찍이라는 것이 새벽 5-6시를 말한다. 물론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겨우 관공서 입구에 있는 안내 직원을 만나게 되더라도 인터넷이나 이메일로 예약을 잡고 오라고 하기도 한다. 운이 좋은 경우 1-2주 이내의 예약 날짜를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마저도 코로나 이후로는 예약제로 모두 바뀌어 이제는 갑자기 급하게 테어민을 잡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필자 또한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는 신분이 바뀜에 따라 비자의 목적을 변경해야 했는데, 메일을 보내도 답이 없기에 한 번 더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냈더니 '모든 일은 순서대로 처리되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다. 지인은 '당신의 질문이 일을 빨리 처리하게 해주지는 않으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일 처리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예약 당일에 만나서 받거나 그 자리에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방문자가 작성하고 준비해서 가져가야 한다. 이 때 서류가 미흡하면 다음 약속을 새로 잡아야 하거나, 우편으로 미흡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 만큼 내 업무는 미뤄진다고 보면 된다.

또 독일에는 서비스 마인드라는 개념이 없고, 공무원 혹은 행정 처리원은 그들의 직업에 맞는 일을 할 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관공서에서 만날 수 있는 별도의 친절은 기대하면 안 된다. 특히 독일에 온지 얼마 안 된 한국인들은 서비스 문화에 젖어 있다가 독일 외국인청에서 만나는 고압적인 공무원의 태도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

독일어를 잘 못 할 때에는 더 힘들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영어를 할 줄 아는 공무원을 만나서 업무 처리를 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당신의 독일어를 알아 들을 수 없으니 통역할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한다. 즉, 다음 예약을 잡아야 하고, 빨라야 1-2주 이후가 될 테고 그만큼 또 내 업무는 미뤄지는 것이다.

모든 서류를 다 제출하고 일 처리가 끝나더라도 보통 업무가 완료되었다는 결과를 받는 데는 2주에서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우리나라에서처럼 공무원 앞에 앉아 몇 분 기다리면 이미 완료되는 그런 시스템은 없다. 

어느 날은 이러한 상황이 화가 나서 독일인 친구에게 불평을 했더니, '애석하게도 이건 유일하게 독일에서 공평한 거야. 외국인에게든 자국민에게든 뷰로크라티는 모두에게 있어.' 라며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했다. 이렇듯 자국민에게도 뷰로크라티는 독일의 가장 큰 단점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독일의 사회문화를 봤을 때 이러한 관료주의가 바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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