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뉴스=정희정] 오랜 혼자살이로 혼자 하는 것에 도가 터 있을 만도 하것만 ‘혼밥’은 참 하기 싫은 것 중 하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동금지령 때문에 강제로 무려 55일 동안이나 혼밥을 해야했다.
평소 같았다면 대충 파스타로 한 끼를 떼웠겠지만 강제 감금 생활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기에 평소보다 더 먹을 것에 신경을 썼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많겠다 하여 그동안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것들을 도전하기 시작했다.
장을 볼 때도 맛있는 것 하나 놓칠세라 마트 구석구석 꼼꼼히 돌아봤다. 프랑스에서 식료품을 살 때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 1인용, 한 번 해먹을 수 있는 것 기준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정육 코너의 고기는 물론이고 생선 코너 역시 구이용 연어 1인분, 오징어 200 g, 문어 다리 반개 등 한 끼 식사로 적합한 양으로 미리 나눠져 포장되어 있다. 야채들도 미리 여러개씩 담아져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무게로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당근 하나, 가지 하나, 양파 하나 등 딱 필요한 만큼만 바구니에 담아도 된다.
이같은 낱개, 소량 판매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줄 뿐 아니라 싱글족에게는 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소량 구매를 한다고 해서 대량으로 구매할 때와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손해본다는 느낌이 없다. 또한 못 먹어서 상한 음식을 버리는 횟수가 줄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으로도 득이다.
때문에 유럽의 다양한 식료품을 맘껏 도전해보고 맛볼 수 있어서 프랑스에서의 장보기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하루에 한 끼는 꼭 고기를 먹어야 하는 육식파인 필자에게 고기값이 저렴한 프랑스는 천국이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생각나는 해산물에 대한 갈망은 충족시키지 못한 적이 많다. 물가 높은 파리는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보다 해산물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분용으로 포장된 지중해식 소스가 곁들어진 오징어 가격이 착하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 저녁메뉴를 바로 정했다.
집에 오자마자 한쪽 인덕션 위에 팬을 올리고 바질 양념이 잘 베인 오징어를 볶기 시작했다. 나머지 한쪽 인덕션엔 물을 올리고 1인분용으로 포장된 쌀을 넣었다. 물이 끓고 5분이 지나면 밥 한공기가 뚝딱 완성된다. 이 밥에 냉동 새우와 남은 청경채, 양파, 크림 그리고 우유를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넣으면 리조또 완성이다.
아주 조금 과장해서 10분 만에 근사한 혼밥 식단이 차려졌다. Bon Appetit! (본아페띠-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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