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뉴스=프랑스] 매년 6월 21일은 프랑스 음악 축제의 날(la fête de la musique)이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 때 열리는 프랑스 음악 축제는 전역에서 진행한다.
올해로 40번째를 맞는 프랑스 음악 축제는 팬데믹 기간인 만큼 예전보다 작아진 규모로 진행됐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음악 행사는 없었다. 인원 제한 등 지켜야 할 세부사항이 까다로운 실내 공연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열린 음악 축제와는 다르게 행사 개최에 대한 비판 섞인 목소리는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그만큼 나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번 음악 축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 후 개최된 첫 공식 행사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음악 축제날에는 박물관에서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하거나 공원 등 다양한 문화 공간에서 색다르게 음악을 접하는 행사는 진행한다. 음악 축제날이면 야외 곳곳에서도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굳이 실내 공연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쉽고 편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파리는 거리 구석구석이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DJ 부스와 스피커를 가져다 놓고 자유롭게 음악을 켜면 듣고 싶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탔다. 파리에서도 힙한 동네인 마레지구(le marais)와 카넬 상 마탕(canal saint matin)은 초저녁부터 인파들로 북적였다.
이쪽저쪽에서 힙합, 일렉트로닉, 레게, 재즈 등 온갖 장르의 음악들이 쏟아졌다. 파리지앵들은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거리를 걷다가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하면 그곳에서 감상하거나 남의 눈 신경 쓰지 않고 춤을 췄다.
밤이 되자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좁은 골목을 무대 삼아 음악에 몸을 맡기는 파리지앵들이 늘어났다. 처음 본 사람이라 할지라도 음악 앞에서 하나가 됐다. 축제를 열정적으로 즐기며 행복해하는 파리지앵들을 보면서 순간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시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마스크에서 해방된 파리지앵들의 축제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자정이 되자 헤퍼블릭 광장에 모인 인파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까지 발사했다. 그럼에도 오랜 기다림 끝에 자유를 되찾은 프랑스인들은 새벽까지 파리 골목길에서 긴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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