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뉴스=박진옥] 7월 한 달 동안 46명의 서울시 무연고사망자분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했다. 이를 위해 24회의 장례식을 치렀고 240송이의 국화꽃을 올렸다. 무연고사망자 장례식이지만 14회의 장례에는 가족, 친구, 이웃 등이 함께 참여했다. 무연고사망자 분들은 장례가 있기까지 가족을 찾고 행정처리를 위해 평균 24일을 안치실에서 기다렸고, 최장 73일 동안 세상과의 이별을 기다린 분도 있었다. 7월에 만난 무연고사망자 분 중에 기초생활수급자는 약 70%(32명), 연고자가 없거나·알 수 없어서 5년 동안 무연고추모의 집에 봉안되신 분은 17명, 다행히 영정사진을 올릴 수 있는 분은 7명이었다.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례를 치르지 못한 2분이 무연고사망자 장례로 고인을 보내야 했다.
무연고사망자는 대부분은 남성이고, 50대와 60대 초반의 중 장년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7월에는 87%(40명)이 남성이었고, 13%(6명)이 여성이었다. 죽음 하면 흔히 나이 많은 노인을 떠올리지만 60대 초반이 28.3%(13명)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50대가 26.1%(12명)로 많았다. 노인 전체의 비율은 35%(16명)이었다. 한국의 평균 수명이 80대 초반이니, 무연고사망자는 평균수명 보다 20년 이른 나이에 죽고 있는 것이다. 7월 최연소자는 30세, 최연장자는 91세, 평균나이는 62.2세였다.
7월에 만난 무연고사망자 중에서 약 40%(18명)가 홈리스 상태였다. 주소지가 쪽방, 고시원, 여인숙, 시설, 그리고 주민등록말소 상태였던 분들이다. 그리고 혼자 살다가 홀로 임종을 맞이하고 상당 기간 시신이 방치된 상태로 고립사한 분이 16명(약 35%)이었다. 이 중에서 거주하시던 고시원, 쪽방 등에서 고립사한 분은 5명이었다. 사망장소가 병원이라고 해도, 요양병원 입원은 실질적으로 치료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집에서 더는 돌볼 사람이 없을 때 내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감하신 분들도 28%(13명)다.
무연고사망자의 사망원인의 중요한 특징은 “미상 및 기타” 사유가 17%(8명)라는 사실이다. 연고자가 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무연고사망자의 삶의 쾌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혼과 미혼인 경우가 무려 67.4%(31명)에 이른다. 결국 직계 가족이 없는 경우 무연고사망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연고사망자분들은 사망 후 시신을 인수해 장례 할 사람이 없는 분들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오랜 관계단절이 주요한 이유다. 가족이 있더라도 시신을 위임하면 무연고사망자가 된다. 7월에 만난 무연고사망자분들 중에는 위임의사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45.7%(21명), 위임의사를 밝히지 않고 거부·기피한 경우가 11%(5명), 가족이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는 26%(12명), 가족과 연락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4%(2명), 자치구청에서 가족관계 정보를 알려주지 않은 분이 13%(6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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