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의료·로봇·금융·교육·물류·숙박 등 이종산업 협력
언택트(Untact)'란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의미하는 언(un-)을 붙인 합성어다. 직원이 고객과 직접 만나지 않고 상품 판매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맞물리면서 언택트는 전 산업에 걸쳐 최대 전략 요소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한국판 뉴딜'에서도 플랫폼,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뉴딜'이 핵심이다. 이러한 언택트는 1인 가구 중심의 사회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혼밥', '혼술', '혼행', '구독경제' 등 1인 가구에서 주로 나타나는 소비 특징은 비대면과 편리함이기 때문이다. [1코노미뉴스]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언택트 시대를 맞아 발 빠르게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주요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전략을 통해 미래 대한민국 경제의 변화를 엿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지금까지 모바일 통신이 B2C 중심이었다면 5G의 중심은 B2B로 전환될 것이다. 5G는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함께 결합해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다. KT가 5G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겠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이어온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그의 행보에서 KT의 미래전략이 드러난다. 특히 지난달 열린 'GTI 서밋 2020'에서 역설한 "5G 기회의 땅은 B2B"란 주장은 향후 KT가 통신업을 떠나 다양한 산업과 합종연횡을 펼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5G 기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려는 KT의 전략은 언택트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KT는 5G를 앞세워 이종업종간 언택트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에 나섰다. 5G 디지털 병리 진단을 통해 수술 중 발생하는 병리 데이터를 장당 4GB 수준으로 병리과 교수에게 전달해 신속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또 5G를 이용한 싱크캠을 통해 수술 중인 교수 1인칭 시점의 고품질 영상과 음성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KT는 서울아산병원, 현대로보틱스와 스마트병원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병원 내 감염관리 언택트 진료, 웨어러블 디바이스·IoT센서·의료전용 영상솔루션으로 입원환자 위치 및 건강상태 파악, 비대면 실시간 케어, 병원 내 물품·자산 관리 자동화 로봇, 스마트 물류 관리 솔루션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KT는 현대중공업그룹과 'AI원팀'을 발족하고 현대건설기계와 5G 스마트 건설기계 개발, 현대로보틱스에는 지분(10%)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 등에 협력하기 위해서다.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언택트 시대에 걸맞는 식음료 서빙로봇, 청소·보안 로봇, 프랜차이즈 협동로봇 등을 개발해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서는 B2B기업에 유연하고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한 'DX 플랫폼'을 출시한다. KT는 이를 통해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IoT 등 자사의 혁신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MS,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전국 13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전용 천안 데이터센터 등 국내 최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췄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클라우드 서비스에만 5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하는 목표도 세운 바 있다.
티맥스에이앤씨, 한컴, 틸론, 인베슘과는 DaaS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클라우드 OS 연합체를 결성했다. KT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력과 운용역량을 기반으로 한 DaaS서비스를 설계하고 티맥스에이앤씨, 한컴, 인베슘은 개방형 운영체제(OS)를 개발, 틸론은 가상화 데스크톱 환경(VDI)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성장한 언택트 교육시장에도 5G가 필요하다. 이에 KT는 천재교육과 실감미디어 기반 교육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언택트 교육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실감미디어는 대용량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5G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KT는 실감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시장 공략에 앞서 최근 '슈퍼VR을 통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KT의 개인형 VR서비스 슈퍼VR에서 제공하는 소셜 미팅 플랫폼 '인게이지'를 통해 제공된다. 가상 공간에 마련된 교실에서 원어민 영어 강사와 아바타 형태로 매일 1시간씩 회화 수업을 받는 형태다. 코로나19로 해외 어학연수 길이 막힌 대학생을 위해 KT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금융산업에서는 KT 금융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금융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이와 관련해 구현모 사장은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금융과 ICT를 융합한 신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언택트 시대에 맞춰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기반의 재택근무 환경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KT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KT는 물류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무인함 전문 제조사 스마트큐브와 손잡고 '반값 보관함' 설치·운영에 나섰다. 반값 보관함은 KT 매장 앞 유휴 공간을 활용한다. 4시간 기준 최저 1500원에서 최대 2000원으로 지하철 역사 내 보관함보다 50% 저렴하다. 여기에 '실시간 안심 배송', '택배 발송'을 이용할 수 있다. 실시간 안심 배송은 배달 대행사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제공한다. 향후 KT는 택배 보관, 중고거래, 캐리어 공항 배송 등 스마트 기능을 추가하고 보관함 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부천산업진흥원, 마로로봇테크와 협약을 맺고 5G 주차로봇 사업화를 추진 중이고 숙박업소 예약서비스 플랫폼 야놀자와 정보통신장비 전문기업 머큐리와 손잡고 클라우드 기반 객실관리 시스템 '와이플럭스 RMS', 기가지니가 적용된 호텔용 인공지능 TV '와이플럭스 TV'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전국 30여개 KT 매장에 키오스크를 적용한 '언택트존'을 운영 중이다. 서울 용산에서는 ICT 케어 솔루션을 활용한 비대면 치매 돌봄 서비스 시행에 나섰다.
구현모 사장은 "5G 모듈이 탑재된 B2B 단말 확대, 각 산업 영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 기존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가치 창출 등이 필요하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며 "현 시점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온 5G를 비롯한 통신시장의 기회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 유지 인프라로서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미디어·데이터 소비가 급증하는 등 통신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통신사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며 "5G는 네트워크를 뛰어넘는 플랫폼이라는 시각으로 여러 사업자 및 소비자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통신사업자들의 역할이다. 세계 최초 5G를 주도해온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적용사례를 발굴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KT가 5G B2B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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