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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를 춤추게 한 싸리 빗자루

by 1코노미뉴스 2020. 5. 6.
  • 나성재 한국코치협회 코치

[1코노미뉴스= 나성재 코치]

 

"온몸에 열이 펄펄 끓고 있네!"

필자가 다섯 살이나 여섯 살쯤이던 어느 여름이었다. 어둠이 내려앉자 풀벌레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밤이었다. 나는 알 수 없는 고열로 신음했다. 어머니는 건넛마을에 사는 '성수 양반'을 부르러 급히 사람을 보냈다. 그는 두툼한 왕진 가방을 들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녔던 용하다는 의사였다.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무면허 의사였다.

"성수 양반이 읍내로 일 보러 나가서 없다고 하는데요."

건넛마을에 다녀왔던 사람이 황급히 돌아와서 하는 말이었다. 그 소리를 들어서인지 내 빨개진 볼은 더 뜨거워지고 내 몸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더욱 내뿜었다. 나는 낮은 신음으로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밤은 더 깊어지고 온몸의 고열은 떨어질 줄 몰랐다. 어머니는 나를 뒤뜰에 조용하고 어둑한 구석에 눕혔다. 모깃불같은 것을 피웠는지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워 올라 내 주위를 감싸 안았다. 부엌에서 싸리 빗자루를 가지고 온 어머니는 내 옷을 모두 벗겼다. 그리고 모기 불의 하얀 연기를 가득 먹인 싸리 빗자루로 내 온몸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낮은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우리 성재 빨리 나아라.
나쁜 병마야, 썩 물러가라.
어서 썩 물러가라~"

어머니는 그날 밤 수도 없이 똑같은 주문을 읊조렸다. 싸리 빗자루가 내 가슴과 배 그리고 다리를 쓸어내리고 지나갈 때마다 열 때문인지 아니면 간지러워서인지 온몸이 떨리며 움찔거렸다. 신기하게도 뜨거운 열을 일으켰던 열병은 싸리 빗자루의 쓸어내림과 함께 다음날 깨끗하게 물러났다.

이제는 80세가 넘은 어머니가 얼마 전 내게 전화를 했다. 감기에 걸렸는데 천식이 심해졌다고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나는 어머니가 있는 수원까지 가서 근처 병원에 모시고 갔다. 청진기로 소리를 들어 본 의사는 폐렴이 의심된다고 엑스레이가 있는 병원에 가서 폐 사진을 찍어보라고 했다. 싸리 빗자루 같은 엑스레이가 어머니의 쌕쌕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폐렴이 생기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에 나는 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필자는 문득 어렸을 때 그 미신 같았던 일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때 어머니의 싸리 빗자루가, 어머니의 낮은 주문 같았던 읊조림이 내 깊은 무의식을 흔들어 깨워서 내 안에서 춤추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 곧 어버이날이다. 오늘은 어머니에게 전화 한번 해야겠다.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현 CTP(Coaching To Purpose) Company 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오는 6월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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