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자수첩

[기자수첩]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외로울까

by 1코노미뉴스 2022. 2. 8.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취재 현장에서 1인 가구를 만나보면 상당수가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홀로 사는 삶과 외로움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인 듯하다. 

그런데 다인 가구 역시 외로움을 토로한다. 사별 후 혼자 남아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들이 특히 그렇다. 자녀, 손주와 함께 살지만 오히려 눈치를 보게 되고, 여행이나 외식 등에서 은근히 집에 홀로 남겨질 때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도 고령층에서는 '차라리 혼자 살걸'이란 후회는 별로 없다. 하지만 중장년에서는 '후회'의 목소리가 나온다.

혼자 살면서 본인의 삶에 충실했던 중장년 1인 가구는 외로움을 호소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한 후회는 덜했다. 본인이 번 돈으로 자유롭게 여행 다니고 사교모임도 실컷 했다는 것이다. 반면 다인 가구로 살다가 은퇴 후 가족관계가 소홀해진 중장년은 '차라리 혼자 산 게 더 나았던 것 아닌가'하는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한평생 일하며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남은 건 아내의 구박과 결국 가끔 걸려오는 자식의 전화(또는 방문) 뿐이란 것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 비혼주의를 선언한 30대 1인 가구 취재원에게 올해도 결혼 잔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 어머니는 (결혼에 대해)포기하지 않았다. 나중에 외로워서 어떻게 살려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30대 1인 가구는 오히려 기자에게 "나이가 늘어 노년에 외롭지 않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는 걸까요?"라고 물었다. 

사람의 감정은 상대적이고, 환경에 따라 다르다. 1인 가구 역시 다인 가구보다 외로울 것이란 전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다양한 1인 가구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서적인 부분에서 지원이 확대된다. 올해는 '혼자이기에 외로운'이 아닌 '혼자서도 외롭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정책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