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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코노미

[이창민의 혼행 톡톡②] 호주에서 느끼는 유럽 감성 '멜번'

by 1코노미뉴스 2021. 12. 15.

멜번의 페더레이션 광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그 뒤로 황금색의 플린더스 스테이션이 보인다./사진 = 호주관광청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도 코로나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비크론'마저 등장하며 '위드 코로나'를 위협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어두운 터널은 끝이 나기 마련이고 인간의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기에 직접 경험과 추억의 상징인 여행 욕구는 계속되리라 믿는다. 이에 필자는 코로나 종식 후 여행을 미리 그려본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산업은 ‘안전’과 ‘안정’에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다. 따라서 같은 여행지를 가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단체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일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또 코로나 방역 통제가 우수한 국가로 여행객이 몰릴 것이 다분하다. 그 첫째로 지구 남반구 최대 국가이자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호주로 떠나 보자. -편집자 주

[1코노미뉴스=이창민] 2000년대 초반 임수정, 소지섭 주연의 ’미안하다 사랑한다(미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드라마의 처음과 끝이 나왔던 장소, 바로 호주의 멜번(Melbourne)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임수정 룩과 어그부츠만큼 관심을 받은 곳이 멜번이다. 

멜번은 호주 제2의 도시이자 빅토리아 주의 주도이다. 시드니에서는 비행기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다. 호주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초기 임시수도 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이후 시드니와의 절충으로 두 도시 사이에 있는 캔버라가 정식 수도가 됐다(캔버라의 뜻은 호주 원주민 말로 ’화합의 장소‘이다).

멜번은 역사, 교육, 문화 그리고 스포츠의 도시다. 시드니가 호주의 가장 현대적인 모습이라면, 멜번은 영국의 건축양식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실제 미관도 런던과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 '남반구의 런던'이라 할 정도로 빅토리아 시대의 양식을 느낄 수 있다. 또 교육 분야로는 호주의 명문대라 불리는 멜번 대학교와 모나쉬 대학교가 있어 많은 학생이 상주하며, 스포츠로는 매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시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플린더스 스테이션(Flinders Station)과 빨간색 트램(Tram)이다. 플린더스 스테이션은 1900년대 건설된 기차역으로 황금색의 외관과 아치형 입구가 특징인 건물이다. 멜번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멜번에 도착했다면 기차역 앞에서 인증샷은 필수다. 시선을 돌려 차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트램이 지나다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빨간색의 도시 순환 트램(City Circle Tram)은 고풍스러운 멋과 함께 무료이기에 한 번쯤 꼭 타보자. 무료 트램으로도 시내의 많은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멜번의 호시어레인./사진 = 호주관광청

멜번 시내는 혼자 여행을 하며 낭만을 즐기기 최적화된 곳이다. 시내에서 가장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은 호시어레인(Hosier Ln). 현지에서는 그라피티 거리로 엄청난 규모의 벽화가 있어 힙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우리에게는 '미사거리'라는 애칭이 있다. 극 중 차무혁과 송은채가 함께 앉아 있던 바로 그 골목이다. '미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차무혁, 송은채로 빙의되어 콘셉트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을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 St.)가 나오는데, 멜번의 유명한 노천카페 거리다. 호주 사람들의 커피사랑은 유별난데 특히 이곳에는 수준급의 커피를 맛볼 수 있으니 잠시 쉬어가며 현지인들의 '갬성'을 느껴보자.

야라강(Yarra River)를 따라 프린세스 브리지(Princes Bridge)을 지나면, 멜번의 또 다른 별칭인 '가든 시티'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 '로얄 보타닉 가든'은 세계에서 멋진 정원 중 하나로 불릴 만큼 아름답다.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넓은 잔디밭에 누워 푸른 하늘을 감상하면 멜버니안(Melburnian – 멜번에서 태어나고 자란사람을 부르는 말)이 된 착각마저 든다.

멜번의 보타닉가든./사진 = 이창민

시내를 벗어나 외곽지역으로 떠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다. 당일 투어를 이용한다면 왕복 800㎞, 12시간 정도 걸리는 긴 여정이지만, 멜번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자동차 CF 촬영지로 유명한 곳인데, 200여㎞의 해안도로를 끝없이 따라 물과 바람이 만들어 낸 작품을 감상하면, 자연의 위대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최고 명소인 십이사도 바위를 헬기 위에서 볼 수 있는 투어가 이곳의 Must Have 아이템이다.

대자연을 감상 했다면 다음으로는 다양한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는 ’필립 아일랜드‘로 떠나자. 이곳은 멜번 시내에서 약 9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 최대의 바다표범 서식지인 노비스에서 야생 바다표범 떼를 볼 수 있으며, 코알라 보호센터에서는 코알라를 관찰 할 수 있다. 또 필립아일랜드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펭귄 퍼레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리틀펭귄의 무리가 저녁 섬으로의 귀환하는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멜번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사진 = 빅토리아관광청

이 외에도 19세기 골드러시의 현장을 느껴 볼 수 있는 소버린 힐, 증기기관차를 타고 떠나는 퍼핑빌리, 다양한 와이러니 투어, 페닌슐라 온천 등 일정에 맞춰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낭만과 감성의 도시 멜번. 개인적으로 코로나가 끝나는 대로 다시 가서 호주의 낭만을 다시 느끼고 싶은 곳이다. 

다음은 멜번을 찾은 혼행객을 위한 추천일정이다.

1일차 : 멜번 시내관광
-무료 트램 타고 시내 구경하기
-플린더스 스테이션(Flinders Station)에서 인증샷 찍기
-호시어레인(Hosier Ln)에서 호주의 ’힙‘을 느껴보기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 St.) 노천카페에서 호주 커피 맛보기

멜번의 디그레이브 스트리트./사진 = 호주관광청

2일차 : 멜번 일일 투어
-대자연을 찾아 떠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 방문하기 + 십이사도 상 헬기타고 둘러보기
-호주 야생동물과 함께하는 필립아일랜드 방문하기

멜번의 필립아일랜드./사진 = 빅토리아관광청

3일차 : 멜번 근교 투어
-퀸 빅토리아마켓(Queen Victoria Market)에서 현지 기념품 사기
-로얄 보타닉가든(Royal Botanic Gardens)에서 여유롭게 산책하기
-사우스뱅크(South Bank)지역 고급레스토랑 방문하기

◇여행플러스
시차 : 한국시간+2시간(현재 서머타임 적용 중)
항공편 : 멜번 직항은 현재 없다. 시드니에서 국내선 탑승을 추천.
날씨 : 현재 여름. 건조하고 가끔 무더위가 있다.(1~2월)
비자 : 관광비자의 경우 입국 전 사전 ETA(전자비자) 승인 필요.

멜번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필자소개]
우연히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현지 가이드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5년째 천직으로 여행업에 종사하며 여행칼럼니스트를 겸하고 있다. '여행은 똑같을 수 없다'는 모토로 현재 맞춤 여행 전문 여행사(하이스트여행)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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