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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1인 가구 '경제빈곤' 경고등…"월세가 무서워"

by 1코노미뉴스 2021. 3. 7.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임대차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1인 가구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세입자들이 갈 곳을 잃어서다. 반대로 대학가에서는 2년째 비대면 수업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임대인의 세입자 찾기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임차인인 청년 1인 가구는 이른바 '빈방 월세'를 내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월세가격(종합주택유형)은 지난해 9월 64만8000원으로 전월 대비 상승 전환한 이후 빠르게 증가해 지난달 65만5000원을 기록했다.

주택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은 동기간 60만1000원선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44만3000원으로 오른 이후 차츰 증가해 지난달 44만5000원을 기록했다. 아파트 월세는 지난해 8월 71만000원으로 전월 대비 상승을 시작해 올 2월 72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9월 66만1000원에서 지난달 66만4000원을 기록했다. 

부동산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원룸 평균 월세 시세를 보면 지난달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강남구 원룸 월세가 7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월세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전셋값 상승세 여파가 크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월세전환 물량이 늘고 이로 인해 기존 월세 가격이 덩달아 올라서다. 

월세는 1인 가구의 주된 거주유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를 보면 1인 가구의 38.0%가 보증금 있는 월세에 거주한다. 보증금 없는 월세도 9.3%나 된다. 즉 절반 가까운 1인 가구가 월세에 거주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큰 폭으로 소득 감소를 겪었다. 이로 인해 소비지출도 크게 줄였다. 월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1인 가구의 주거빈곤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청년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에서는 월세가격 하락 또는 보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교들이 2년째 비대면 강의를 선택하면서 타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기 위해 자취방을 얻어야 할 이유가 없어져서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부동산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주요 대학가 월세는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대는 6.0% 떨어졌고, 건국대와 경희대도 각각 5.0% 하락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월세 수요가 줄어든 현상은 청년 1인 가구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 월세 계약을 맺은 청년은 이른바 '빈방 월세'를 내는 상황이 온 것이다. 

경희대에 재학생인 김소희(23, 가명)씨는 "전면 비대면 강의로 전환되면서 생활비 마련이 부담스러워 지난해 말부터 대전 부모님 집으로 내려왔다"며 "이럴 줄 모르고 연말에 1년 재계약을 해 지금은 빈방 월세를 내고 있다. 심지어 관리비까지 낸다. 살지도 않는 집에 관리비를 낼 수 없다고 집주인과 실랑이했지만, 보증금에서 차감하겠다는 협박성 답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신촌 한 원룸에 거주하는 대학 3학년 정상현(26, 가명)씨는 "온라인 강의 상황에서 학교 주변에 굳이 거주해야 할 이유가 없다. 상가들도 죄다 문 닫아 솔직히 알바 구하기도 힘들다"며 "본가로 들어가고 싶지만, 원룸 수요가 없어 대타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생활비 감당이 안돼 빈방으로 두고라도 본가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다 할 타개책이 없어,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룸·쓰리룸 중심으로 월세 매물이 부족해 월세 상승 현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대학가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면수업 재개 자체가 불확실하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월세만을 위한 지원을 기대하는 것도 힘들어 시장 흐름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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