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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경제

코로나19 확산에 1인 가구 '사회관계망' 약화

by 1코노미뉴스 2020. 11. 9.
  • 1인 가구, 자기주도적·합리적 소비 성향 강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1인 가구의 생활 행태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사회관계망 약화가 우려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자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여가 활동에 적극적인 1인 가구지만, 최근 1년간 집 밖에서 하는 행동의 비중이 줄고 집 안에서 하는 행동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이 늘고, 독서도 급증했다. 

1인 가구의 활동 중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어든 활동으로 실내 1위는 '가족·친인척 방문'(21.6%)이 꼽혔다. 실외 1위는 '극장·공연장 방문'(42.9%)이다. 2위는 실내의 경우 '취미활동'(3.8%), 실외는 '지인모임'(37.0%)다. 

즉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할수록 1인 가구의 사회관계망 약화가 우려된다. 사회와 자신을 연결해주는 관계지향적 행동이 줄면서 개인화 성향이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평일 일과 이후 귀가 여부에 대해서도 '바로 귀가 한다'는 답변이 49.1%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7.3%만 '바로 귀가'를 선택했다. '바로 귀가하지 않는다'를 선택한 이유가 여가활동이나 기분 전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인 가구의 정서적 우울감 증가도 우려된다.

1인 가구는 '코로나19가 삶을 위협한다'고 느끼고 있다. 응답자의 59.0%가 '코로나19는 내 삶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지출을 줄였다'는 답변도 35.6%를 차지했다.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1인 가구, '비혼' 긍정…'소신 있는 삶' 추구

1인 가구는 '소신 있는 삶',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혼자라 불편한 행동이 없다는 1인 가구 역시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란 질문에 51.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보통'은 38.1%, 10.6%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상 생활에서 소신을 표현하는가'란 질문에는 50.8%가 '그렇다', 39.7%가 '보통', 9.5%는 '아니다'고 답했다. 

비혼에 대해서는 57.2%가 '인정한다'고 답했다. 32.1%는 '보통', 10.7%는 '아니다'를 선택했다. 

소비생활에 있어 성향은 어떨까. 1인 가구는 '가치 구매', '합리적 소비'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의 가치관과 맞다면 구입·사용상의 불편함도 감수할 수 있다'는 질문에 48.8%가 '그렇다', 40.0%는 '보통', 11.2%는 '아니다'고 답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경험의 경우 20·30대는 절반 이상이 경험이 있었다. 특히 20대 여성의 이용률은 69.2%나 됐다. 

식료품 구매처는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36.4%에서 올해 45.4%로 9%포인트나 증가했다. 생활용품 구매처는 온라인이 56.0%로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주로 종합온라인쇼핑몰을 이용했다.  

1인 가구의 고충으로는 '경제활동 지속 가능 여부'가 꼽혔다. 안전·위험 염려 역시 증가했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걱정은 은퇴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이다. 

주거 현황을 보면 1인 가구의 40%가 월세, 32% 전세, 25% 자가 순으로 집계됐다. 월세 보증금 규모는 수도권의 경우 4명 중 3명이 3000만원 미만, 90%는 50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월세 금액은 약 90%가 60만원 미만을 내고 있다. 

주택 구입 의향을 표시한 1인 가구 비중은 전년보다 2.1%포인트 하락한 47.0%로 나타났다. '없다'고 답한 경우는 21.0%로 4.2%포인트 줄었다. '보통'은 32.1%로 6.4%포인트 증가했다. 주택 구입에 대해 관망하는 성향이 더 거세진 것으로 분석된다. 

'안전'에 대한 1인 가구의 우려는 더 커졌다. 여성의 경우 '안전' '방범'을 매우 고려한다는 응답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현재 거주지의 안전·방범 수준에 대해서는 약 60%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주거지 안전을 우려하는 이유는 '방범장치 부족'이 가장 많았다. 

소비지출 현황은 어떨까. 설문조사 대상(연 소득 1200만원 이상, 25~59세, 서울·경기 및 광역시 거주자)의 소비·지출은 월 평균 141만원으로 월 소득의 절반을 생활비로 쓰고 있었다. 식비가 36만원으로 가장 많고, 쇼핑·여가비가 20만원, 교통·통신비 14만원, 가종에게 송금 13만원, 경조사 7만원, 의료비 6만원, 교육비 2만원 순이다. 

1인 가구의 투자성향은 더욱 강화됐다. 자산별 구성비를 보면 입출금·현금이 25%, 예·적금이 47.4%, 투자자산이 27%로 집계됐다. 투자자산이 4.7%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투자자산 중 주식 비중이 12.3%나 늘었다. 

또 주식이나 펀드를 보유한 1인 가구 10명 중 6명이 올해에 신규로 투자를 했고 절반에 가까운 48.7%가 '공모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투자에 대한 관심 고조 이면에는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와 이벤트성 고금리 예·적금 판매가 있다"며 "주식 펀드에 신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원래 투자계획이 있었다'는 답변이 가장 많지만, '주변에서 많이 해서' '수익을 본 사람이 있어서' '코로나19로 관련 유망 업종에 투자했다'는 응답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1인 가구의 평균 은퇴 예상 연령은 전년(61.3세) 대비 소폭 오른 62.1세로 나타났다. 여전히 빠른 은퇴를 기대하는 성향이 강했다. 현재 은퇴를 위한 준비를 하는 1인 가구는 약 22%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계획은 있으나 준비를 시작하지 않은 경우는 44%나 됐다. 

은퇴 시 필요한 자금 규모는 평균 5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예상 은퇴자금 대비 현재 준비 정도'에 대해서는 22.3%가 '준비됐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 세종시에 거주하는 만 25~59세 1인 가구 중 연 소득 1200만원 이상 2000명(랜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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