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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코로나19, 분노를 떨쳐버리자"

by 1코노미뉴스 2020. 3. 31.
  • 우문식 한국긍정심리연구소 소장

[1코노미뉴스=우문식] 국민을 안타까움과 불안, 분노 속으로 몰아넣었던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지 하루 만에 또다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20만명이 넘게  검사를 받고, 7000명이 넘게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고, 50명이 넘게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곧 안정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바이러스 특성상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 검사, 확진, 사망 등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 분노, 무기력,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증상은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해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한번 겪은 심리적 상처는 이미 우리 뇌에 인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적 증상에 대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선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오늘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서(감정) 중 분노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분노에는 개인적 대인관계에서 개인적으로 권리에 대한 침해를 받았다는 믿음에서 유발되는 개인적 분노와 공공부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으로 침해 받았다는 믿음에서 유발되는 사회적 분노가 있다.

평소에 분노를 자주 표출하는 사람이나 감정 조절을 잘하는 사람이나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런저런 형태의 개인적, 사회적 침해를 경험하고 지켜보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 같다.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 통화를 하는 사람들, 상담하는 사람들 대부분도 분노를 표출하곤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동안 쌓인 분노를 어떻게 해소 시킬 수 있을까? 

정부는 정부, 지자체는 지자체, 조직(공동체)이면 조직이 각자 역할이 있겠지만 개인들은 개개인이 자신의 증상을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분노는 부정정서 중에서 불안, 두려움, 공포 등과 함께 가장 강력한 정서이고, 개인의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레드포드 윌리엄스(Redford Williams) 미국 듀크대 행동의학연구센터 교수는 "분노와 질병을 연결해주는 생물학적인 경로가 무척 다양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분노 수준이 높은 사람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크며, 혈당이 높아지고 인슐린 저항이 생긴다고 한다. 혈액 내 지방이 많아지고 체중이 증가해 당뇨 발생 확률도 높다고 한다.

또한 분노는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요인이 된다고 한다. 분노는 밖으로 표출하는 A타입과 속으로 참는 C타입이 있다. 분노를 표출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심혈관계 반응이 격렬해진다. 그래서 자주 분노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동맥벽이 손상을 입는다.

이것이 손상되면 인트로킨6가 분비되고 이는 간으로 가서 C반응세포를 분비시킨다. C반응세포는 심장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자주 화를 내면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분노를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참아도 몸이 망가진다. 만성적으로 화를 참으면 암세포를 죽이는 NK세포의 활동이 억제된다. 화를 낼 때와 마찬가지로 동맥벽도 손상된다.

또 지방을 많이 분비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혈액 안 혈소판을 더 많이 응고시켜 동맥혈관이 막힐 위험이 크다. 결국 분노를 내부에 꼭꼭 가둬두면 그 감정이 자신을 서서히 병들어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분노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다. 의과대생 255명을 대상으로 노골적인 적대감을 측정하는 성격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화를 잘 내는 사람은 가장 적게 화를 내는 사람보다 의사생활을 한 지 25년 후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다섯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대 연구결과도 분노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은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평소 큰 소리를 치는 사람, 성격이 급한 사람,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이다.

분노, 화, 적대감은 건강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치명적이다. 늘 상대에게 불만을 갖고 보복할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친밀한 협업, 상호작용의 동기를 저하시킨다. 이는 소통과 팀워크를 저해하고 조직성과 향상에 악영향을 불러일으킨다.

분노는 권리침해, 기만, 모욕, 무시, 거부, 배신, 사기 등을 당했다는 믿음에서 유발된다. 누군가가 자신의 권리를 의도적으로 침해했다는 믿음, 자신에게 일부러 해를 끼치려 했다는 믿음은 분노란 감정(정서)을 일으킨다.

심리학자 돌프 질만은 분노 유발 요인을 연구한 결과, 자부심을 모욕당했을 때 피해 입은 느낌 또는 자기 권리가 침해당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믿을 때, 목표 달성을 방해받았다고 믿을 때도 분노가 솟구친다.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침해의 주체가 무생물이나 환경이라고 믿을 때도 분노가 이어진다.

“이 빌어먹을 차, 왜 시동이 안 걸리는 거야?” 또는 “짜증 나게 또 비가 오네” 등이 그 예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는 가해자로서 타인을 지목하고, 그런 침해 행위가 의도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주차장에서 누군가 갑자기 당신 앞으로 끼어들어 당신이 점찍어 둔 자리에 먼저 주차한다고 하자.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저 남자는 내가 저 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걸 뻔히 알고도 새치기했어.”

때로는 의도되지 않고 무능력하고, 정식하지 못하며, 공정하지 못하다는 믿음도 있다. 이런 생각이 권리 침해 믿음이다.

또는 아이에게 식탁 차리는 걸 도와달라고 했는데 무시한다고 하자.

“엄마가 하녀인 줄 알지”라고 생각한다면 권리 침해 믿음이다.

“아내는 아이들을 야단치는 일은 언제나 나한테 맡겨. 이건 불공평해”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예는 두 가지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① 다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입혔다.
② 그 사람은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었다.

위에서 분노를 유발하는 실시간 믿음은 지난 회기의 불안은 결과 믿음이었다면 이번 회기 분노는 원인 믿음이다. 즉, 그 믿음은 “이 일이 어째서 일어났을까?”의 대답이다. ‘이유’를 따지는 사람, 주로 문제의 외적 원인을 찾는 사람, 특히 타인을 원인으로 삼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아주 많은 분노를 느낄 것이다.

당신의 분노에 대한 원인 믿음은 무엇인가? 누구에 의해, 어떤 일로 분노를 느끼는가? 다양한 대상이나 사건이 있을 수 있다. 강도와 깊이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 중 코로나19가 원인이라면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자. 정부 때문에, 특정 종교 때문에, 슈퍼 전파자 때문에, 가족이나 동료, 친구 때문에, 사업장이나 직장 때문에, 또는 경제문제 때문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원인 믿음에 의해 유발되는 분노에 어떻게 대처 하는가?

딕 티비즈는 대부분 아무 일도 없는 척하기, 무시하기, 제 삼자에게 화풀이하기, 분노 외면하기, 마음속으로 복수하는 장면 생각하기, 약물, 술, 음식 이용하기 같이 대처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처방법은 일시적으론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으로 분노를 해결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노를 초기에 회피적으로 대처해서 초기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번 상처를 받고 분노의 씨앗이 뿌려지면 그 상처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해소되지 않는 상처는 반복되고, 원한을 품게 된다. 원한을 품는다는 것은  마음속에 분노의 자리를 마련해 놓는 것이다. 그곳에서 분노를 점점 더 크게 자라나고 응어리가 된다. 분노가 자리를 잡게 되면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해를 끼친다.

이렇게 자리잡은 분노는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른다고 가라앉지 않는다. 분노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용서’뿐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용서는 꼭 필요하다. 용서는 개인의 내적 변화뿐 아니라 관계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용서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억울함과 화 같은 부정정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용서는 부정정서를 긍정정서로 바꾸어주기 때문에 개인의 심리적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조직 내에서 긍정정서를 높여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서는 최고의 기회이고 선물이라고 한다.

우리는 분노, 화, 적대감, 보복, 불만 같은 너무 무거운 과거의 부정정서의 짐을 지고 간다. 용서란 과거는 과거대로 인정하는 한편 현재를 보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용서는 스스로 마음의 짐을 벗어버리는 기술이다.

증오, 분노, 앙갚음, 책망 따위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는 격이다. 해묵은 상처는 자기 자신을 과거에 얽어매는 쇠사슬이 돼 발길을 붙잡고 늘어진다.

용서를 베풀려면 마음이 너그러워져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용서는 이를테면 마음의 경제학이다. 단 한 번만 지불함으로써 몇 해에 걸쳐 쌓이고 쌓인 마음의 고통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비용이 바로 용서다.

이것은 금융투자에서 딱 한 번의 손실을 감수하는 것과 같다. 용서하기를 거부하는 행위는 지금까지 자신이 받은 수없이 많은 상처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이자로 불어나는 부정적인 마음을 끝까지 지니고 살겠다는 태도다.

누군가 무심결에 저지른 일은 용서하기 쉽다. 특히 함께 지내온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면 선뜻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작정하고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나 형제가 무심코 저지른 실수 때문에 입은 상처는 ‘옥에 티’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되풀이해 상처를 준 사람을 정녕 용서할 수 있을까. 때론 정말 용서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굳게 믿었던 사람이 너무도 깊은 상처를 입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긍정심리학 교육과정 중 용서를 실습하는 시간이 있다. 대부분 처음부터 참여하지만 그중에는 참여를 안 하는 사람도 있다. 너무 상처가 깊어 가해자를 생각하면 분노가 폭발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아이를 죽이고, 우리 가정을 파탄내고, 내 인생을 망쳐놓은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터뜨린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용서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용서는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용서를 하고 싶어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용서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앙갚음을 할 동기를 약화시키고 또 다른 희생자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분노를 억제시킨다는 것이다.

둘째, 용서는 가해자에게 사랑을 베푸는 행위인데 피해자가 사랑의 결핍으로 사랑을 바라는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셋째, 복수는 정당하고 당연한 일인데도 용서는 그런 복수를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는 고통을 완화시키거나 심지어 긍정적인 기억으로 전환시키기도 해서 마침내 더 큰 행복과 만족도를 얻게 한다.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자체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용서할 경우에는 자기 자신을 과거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준다.

다음은 용서 연구의 대가인 에버렛 워딩턴 교수의 ‘용서에 이르는 길’이다. 이 방법을 적용해 용서하는 기술을 배워보자. 아래 긍정심리 개입도구는 긍정심리치료(상담코칭) 중에서 대표적인 긍정심리치료개입도구이다. 긍정심리치료에서는 용서에 대한 지금까지 개념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다.

용서는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변화의 과정이라고 본다. 부정적인 분노기반의 부정정서와 부정적 동기, 부정적 인지를 감소시켜 나가는 과정이며, 내담자가 부정기억과 정서적 상처 및 아픔을 다루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심리적 기술이라는 것이다. 치료사나 상담사는 참고하기 바란다.

다음은 PPT에서 용서가 아니라는 것을 정리한 것이다.

● 가해자의 가해 행위를 사해준다.
●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 정의에 대한 요구를 완화시킨다.
● 잘못된 것을 잊어버린다.
● 용납하고 봐준다(가해자를 참고 견디거나 가해 행위를 못 본 척 넘긴다).
● 정당화한다. 다시 말해 가해자가 옳은 일을 했다고 믿기 시작한다.
●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 균형을 맞춘다. 다시 말해 다른 뭔가를 해 가해자에게 복수한다.

용서 과정이 가끔씩 효율적이지 못할 때가 있다. 내담자가 용서해서는 안 되는 일을 용서하려고 할 때가 그렇다. PPT에서는 학대, 중대하고 반복적인 타인의 권리 침해 행위, 내담자가 당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누군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가해 행위 같은 것은 용서해서는 안되는 일이다(좀 더 자세한 것은 긍정심리치료 먀뉴얼 15회기 중 용서하기를 참조).

용서에 이르는 길(REACH)

“어머니가 살해됐어요. 카펫에도 벽에도 온통 피범벅이에요.”

1996년 새해 아침 ‘용서란 무엇인가?’에 대해 써온 심리학자 에버렛 워딩턴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동생 마이크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허둥지둥 녹스빌 본가에 도착한 교수는 자신의 노모가 쇠막대기와 야구방망이에 맞아 돌아가셨다는 걸 알았다.

어머니의 음부에는 술병이 꽂혀 있었고 집 안은 난장판이 돼 있었다. 그가 그토록 용서라는 화두에 매달렸던 것이 근원을 알 수 없는 영감 때문이었던가. 셀리그만은 이 용서의 대가가 갈고닦아 정립한 ‘용서에 이르는 길’은 마치 숭고한 도덕 교육의 본향에서 캐낸 토산물 같다고 말했다.

정말 용서를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잊기 힘든 기억을 잊거나 용서하기 힘든 누군가를 용서하고 싶다면 다음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다.

워딩턴 박사는 쉽지도 않고 단숨에 하기도 힘들지만 용서에 이르는 길을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것을 ‘리치(REACH)’라고 부른다.

• R(Recall): 받은 상처를 돌이켜 생각하자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려면 먼저 당신이 받은 상처를 현실로 불러내야 한다. 아프고 쓰라리겠지만 가능한 한 객관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거나 악한으로 생각해서도, 자기 연민에 휩싸여서도 안 된다.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때의 사건을 되짚어보자.

• E(Empathize): 감정이입을 하자
당신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은 대체 왜 그랬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려고 노력해보자. 상대방에게도 나름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해명할 기회를 줬을 때 상대방이 했을 법한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어쩌면 공포에 질려 있었거나 심각한 불안에 휩싸여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음의 설명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가해자는 자신의 생존이 위협당한다고 느낄 때 무고한 사람을 해친다.
* 남을 공격하는 사람은 대개 그 자신이 공포, 불안, 고통에 휩싸여 있기 십상이다.
* 사람들은 자신의 본성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남을 해치거나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을 해칠 때는 제정신이 아니다. 그 때문에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두른다.

대부분 사람들은 피해를 당하면 모든 책임을 가해자에게 귀인시킨다. 한번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을 해 보자. ‘나에겐 책임이 없는가?’하고 말이다. 10년 전 대학교 때 남자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10년 동안 그에 대한 분노를 지니고 있다가 심리증상을 일으켜 심리상담을 받았다.

감정이입을 통해 그 당시를 자세하게 묘사하게 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원인 제공을 자신이 먼저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먼저 키스를 하고, 상대의 주요부위를 만졌다는 것이다.

• A(Altruistic Gift): 용서는 이타적 선물임을 기억하자
다른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은 경험이 있는가. 그때를 떠올려보자. 용서를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용서를 받지 못했다면 평생 괴로워했을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용서는 당신이 그 사람한테 받은 일종의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마음으로 당신에게 상처와 모욕을 준 그 사람을 용서해보자.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용서하는 것은 이기심의 발로가 아니다. 오히려 용서라는 선물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베푸는 것이다. 용서가 진정한 선물이 되려면 스스로 마음의 상처와 원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한다. 선물을 주면서도 원망을 떨쳐내지 못하면 자유를 얻지 못할 테니 말이다.

• C(Commit): 공개적으로 용서를 밝히자
당신이 용서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보자. 상대방에게 용서하는 편지를 쓰거나 일기, 시, 외침으로 용서를 표현할 수도 있다. 아니면 당신이 친한 친구에게 한 용서에 대해 털어놓자. 이렇게 하면 당신의 마음을 지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상담이나 교육 시간에 주로 용서할 대상에 대한 내면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분노, 원망, 저주의 감정을 진솔하게 끄집어내 이야기하도록 한다. 그다음 용서편지를 쓰게 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써도 되지만 몇 가지 기준에 맞추어 쓸 것을 권유한다.

먼저 용서편지를 쓰는 이유와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쓴다. 다음은 가해자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와 가해자의 입장과 행동을 이해하려 한다고 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속되는 분노에 어떻게 대응할지와 용서하겠다는 내용을 쓴다.

그리고 가능하면 앞으로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잘되길 바란다는 진솔된 마음을 전하도록 한다. 용서편지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쓰는 것이 좋다. 편지는 가해자에게 보내지 말고 일정 기간 보관해두면서 가끔 읽어봐라.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촛불에 태워버려라.

• H(Hold):용서하는 마음을 굳게 지킨다
용서가 어려운 것이 용서를 했다가도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어느 순간 불쑥 되살아나곤 하기 때문이다. 용서란 원한을 말끔히 지워 없애는 게 아니라 기억 끝에 달려 있는 꼬리말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가해자에게 보복하는 것은 아니다.

원한을 곱씹으며 기억에 얽매이기보다 기억에서 헤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분노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용서란 원한을 말끔히 지워 없애는 게 아니라 기억 끝에 달려있는 꼬리말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너를 용서했다!”

[필자소개]

Dr. 우문식, 2003년 긍정심리학 우리나라에 최초 도입, 전 안양대학교 교수, 현 커넬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커넬대학교 한국 캠퍼스 학장, 한국긍정심리연구소 소장, 한국긍정심리협회 회장, 긍정심리상담코칭센터 소장, 권영찬 닷컴 수석 강사, [Dr. 우문식의 긍정심리상담코칭(치료)15회기] 창안자, [긍정박사 우문식의 긍정심리 행복전문 강사 양성 과정] 창안자, [행복은 만드는 것이다], 베스트 셀러 [행복 4.0], [긍정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외 다수 저자, 긍정심리수련감독관, 긍정심리치료사, 긍정심리상담코칭사, 심리상담수퍼바이저, 상담심리사. 평생교육사, 현재, 긍정심리치료 15회기로 우울증, 불안증, 죄책감, 무기력,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증상자들을 대상으로 개인과 집단, 긍정심리상담코칭을 하고 있으며, 긍정심리상담코칭과 긍정심리치료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 긍정심리치료 15회기가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또 다른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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