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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나눔20

[박진옥 칼럼]관계 탄생의 역사적 순간, 한계 여전 [1코노미뉴스=박진옥 나눔과나눔 사무국장] 지난 회차에서 혈연의 종언(終焉), 관계의 탄생,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5년 이후 서울시 무연고 장례를 지원해 온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은 이러한 장례 제도의 문제점과 실태, 그리고 제대로 애도할 수 없었던 당사자의 목소리와 사례를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왔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화우공익재단과 함께 가족 대신 장례의 법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사후자기결정권 국제심포지엄’ 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모여 11월에는 보건복지부가 무연고사망자의 장례를 동거인과 친구 등이 치를 수 있도록 장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속 조치의 하나로 보건복지부는 ‘2020년 장사 업무 안내’에서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도 연고자가.. 2020. 6. 24.
[박진옥 칼럼] 혈연의 종언(終焉), 관계의 탄생, 첫 번째 이야기 [1코노미뉴스=박진옥 나눔과나눔 사무국장] 혈연과 제도를 넘어 동행의 관계로 가기 위한 ‘가족 대신 장례’ 그 첫걸음이 시작됐다. 그동안은 혈연관계와 법적 관계가 서류로 제시되지 않으면 삶의 동반자였던 사람이 장례를 치를 방법이 없었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도, 심지어는 유언장으로 살아생전 공증을 받아 두었던 친구마저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 무연고 공영장례에 참여한 사실혼 관계의 남편은 “내 아내는 무연고사망자가 아닙니다.”라며 울분을 토하고, 또 다른 분은 “처벌을 받아도 좋으니 내가 할 수 있게 해 달라" 며 간청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서울시 무연고 장례를 지원해 온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은 이러한 장례 제도의 문제점과 실태, 그리고 제대로 애도할 수 없.. 2020. 6. 5.
[칼럼]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내 가족입니다 가족, 그 환상 [1코노미뉴스=박진옥 사무장] 사람 대부분은 가족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에 대한 환상을, 그리고 가장 어려울 때 힘이 되는 마지막 보루인 가족에 대한 환상을 말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 가족은 이런 환상에 들어맞는다. 하지만 오늘날 경제적 안정이라는 것은 얼마나 쉽게 깨어지는가. 경제공동체가 깨어지고 혈연의 가족이 남과 다름없어지는 순간 각자도생의 삶이 시작된다. 경제적 이유 말고도 가족 내에는 다양한 이유와 가족사가 존재한다. 가족이 불의의 사고로 홀로 남은 사람, 가정 안에서 소외되거나 단절된 사람, 미혼모·미혼부·독거노인, 친구만이 유일한 비상망인 사람, 친인척이 이민 상태이거나 돌보지 않는 사람, 그리고 고아로 홀로 살아 온 사람 등 다양한 개인사로 가족.. 2020. 4. 24.
[칼럼] 슬픔을 참으라고? 참으면 참아지나 [1코노미뉴스=박진옥]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슬픔의 유효기간이 없는 이유는 슬픔이 단지 시간이 지나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 혹은 자식, 그리고 아내 또는 남편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삶의 큰 충격이다. 어떤 경우에는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기도 한다. 특히 심리적 충격에 따른 슬픔은 단순하지 않다.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 같았던 사람과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이별이 주는 안타까움.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상실감. 또는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분노, 절망감 등 뭐라고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감정은 그냥 참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흔히 사람들은 바쁜 일상 가운데서 더 열심히 일하면서 슬픔을 잊으.. 2020.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