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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확대…1인 가구는 '두렵다'

by 1코노미뉴스 2021. 11. 17.

사진=뉴스1, 편집=1코노미뉴스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16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은 1차 81.8%, 2차 78.3%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제는 초기 접종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추가접종)마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돌파감염 예방을 위해 부스터샷 간격을 현행 백신 접종 후 6개월에서 최대 3~4개월까지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0대 이상 고위험군에서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부작용 등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이상반응 역시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사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과학적, 객관적 인과성 평가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지난 12일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를 집중 조사하기 위한 '안전성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박병주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이상반응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과성 평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결과를 확인할 것"이라며 "국내 예방접종자료, 이상반응 신고자료, 진료정보 및 통계청 사망자료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백신을 접종한 10대 남학생 A군이 접종 72일만인 지난달 31일 숨졌다. 앞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B군도 접종 후 75일만에 사망했다. 

국내에서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누적 건수는 37만445건이다. 이 중 사망신고는 895건이다. 보건당국은 사망신고 건에 대해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만 답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마스크 잘 쓰고 개인위생 철저히 하면 안 걸리는 코로나19보다 백신 맞고 이상반응으로 겪게 될 통증과 사망위험이 더 두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경우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중에서는 사망 후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된 사례도 있다. 대부분 인과성 증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되고 있지 않다. 유족의 반발만 남아 있다. 

이러한 사례는 결국 1인 가구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최연지(28)씨는 1차 접종 후 2차는 겁이 나서 못 맞고 있다. 1인 가구인 최씨는 1차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극심한 근육통과 두통에 시달렸다. 심지어 회사에서 백신 휴가를 주지 않아 금요일에 접종했다가 일요일에 이상반응이 나타나면서 집에서 홀로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최씨는 "살면서 이렇게 아파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고 무서웠다. 2차가 더 위험하다는 말이 있어서 너무 두려워서 안 맞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고은혜(51)씨는 미접종자다. 미국에서 거주하다 3년 전 돌아온 고씨는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고씨는 "미국인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긴급사용승인이란 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똑바로 인지해야 한다"며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표 =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21년 국민 정신겅강실태조사'를 보면 '백신 순서가 되어도 접종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11.1%였다. 백신 기접종자를 제외한 질문에서는 14.7%가 '접종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상대적으로 1인 가구가 백신 접종에서 불안감을 받는 이유도 이번 조사에서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받는 스트레스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가장 도움이 되는 사람을 묻는 말에 64.23%가 '가족'이라고 답한 것이다. 

당장 주변에 가족, 지인 등이 없는 1인 가구는 홀로 불안감을 이겨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백신 접종을 미룬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괴롭힘을 받거나 갑질을 당하는 사레도 늘고 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백신 갑질 제보는 80건에 달한다.  직장인 C씨는 "백신 부작용이 두려워 접종을 미루자 상사가 이를 두고 비난하고 밥도 같이 먹지 못하게 하거나 투명인간 취급을 해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 D씨는 "회사에서 백신을 맞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백신 거부 시 징계, 해고 등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 E씨는 "회사에서 미접종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코로나 검사 후 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한다"며 "백신 접종은 선택인데 회사가 강요해 확인서 제출을 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노력은 박수받을 일이지만, 국민의 목숨과 정서적 불안을 담보로 속도전을 벌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또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웃도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기 어려운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백신 접종 속도전으로 인해 발생한 간극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혼자 산다고 특별히 무슨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혼자 살기에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분명히 있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 사회문제다. '혼삶'은 누구나 겪었던, 또는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안정을 위해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서비스를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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