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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1인 가구 특공 눈앞…대출 규제에 '희망고문' 불만만 ↑

by 1코노미뉴스 2021. 11. 5.

11월 분양 물량 중 전용 60㎡ 이하 11곳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이달 15일부터 1인 가구에게도 청약 당첨 기회가 열린다. '청포자'(청약 포기자)였던 1인 가구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현금부자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 제공이냐', '언제까지 희망고문에 놀아나야 하냐'는 등의 불만이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1인 가구를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생애최초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개정안', '신혼부부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개정안'이 행정예고 중이다. 

행정예고 기간은 오는 5일까지다. 국토부는 이후 접수된 의견을 반영해 곧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15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에 나서는 민영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에 1인 가구가 포함된다. 개정안은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공 물량의 30%를 추첨제로 돌리고 거기에 1인 가구가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인 가구, 현행 소득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 초과 맞벌이 가구 등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단 1인 가구는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만 신청할 수 있다. 또 자산 기준 부동산 자산 가액 3억3000만원 이하만 특공 자격을 지닌다. 자산 기준은 토지는 공시지가, 건축물은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한다. 전세보증금은 제외다. 

이른바 금수저 특공을 막기 위한 장치다. 

그럼에도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청약 기대감보다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1인 가구 청약 규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자금줄을 막아놔서다. 

어렵게 청약에 당첨돼도 현재 주택가격 수준을 감안하면 1인 가구가 추후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계약금조차도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20~30대 청년층이 이만한 목돈을 100% 현금으로 들고 있기는 힘들다. 신용대출로 계약금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 역시 막혔다. DSR 규제 탓에 신용대출로 계약금을 냈다가는 정작 중도금과 잔금 대출한도가 급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 총량 규제액에 맞추기 위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6조원이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인이 주담대 규제는 갈수록 강화된다. 내년 1월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된다.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현재 연소득 4000만원인 차주가 수도권에서 6억원 아파트 구매 시 실수요자 담보인정비율(LTV) 우대를 적용해도 3억6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내년 1월 이후에는 3억44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각종 세금 이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금 4억원은 있어야 6억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4~5%로 잡고 있으니, 특공으로 청약에 성공해도 현금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도 급증하고 있다. 두 달 만에 1%포인트나 올라 5%를 돌파했다. 이달말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곧 6% 금리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신한은행의 주담대 기본금리는 5.14%, KB국민은행은 5.2%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최고 5.09%다. 하나은행은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따라서 자칫 하우스 푸어 1인 가구가 양산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를 보면 1인 가구 중 취업한 가구 수는 총 370만가구다. 이 중 임금근로자 가구(295만5000가구)의 임금수준별 비중은 200만~300만원 미만이 35.7%, 100만~200만원 미만이 20.6%다. 300만~400만원 미만은 19.0%, 400만원 이상은 12.4%에 불과하다. 

현금 부자인 금수저 1인 가구를 위한 제도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1인 가구 특공이 적용되는 전용 60㎡ 이하는 분양시장에서 비주류 면적이다. 이에 분양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 

당장 이달에도 수도권에서는 단 4개 단지만 전용 60㎡ 이하 물량을 포함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 물량 중 전용 60㎡ 이하 물량을 포함한 분양 단지는 전국 11곳이다. 이 중 수도권 사업지는 4곳이다.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프테리움 시그니처, 서울 중구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 인천 미추홀구 학익 SK뷰, 경기 광명 베르몬트광명이다.

2021년 11월 분양 예정 단지./표 =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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