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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청년 1인 가구 1.5만명, 잠실로 몰린 이유

by 1코노미뉴스 2021. 7. 15.

공공임대 공급 태부족 드러나
"자산 형성 좋지만, 당장 살 곳 필요해"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서울 잠실에 청년들이 몰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하자 청년 1만5000여명이 지원한 것이다. 초소형 임대주택인데도 청년들이 대거 몰렸다는 것은 그들이 받는 고용·소득·주거 불안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주거가 안정되면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미래에 집중할 수 있다. 이에 정부 역시 부동산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으며 장밋빛 청사진을 보여왔다. 그러나 실제 공급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다. 또 청년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급증했고,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졌지만, 정부 대응은 더뎠다. 

심지어 지난해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소득기준을 강화하면서 1인 가구를 역차별하는 촌극을 빚었다. 1인 가구에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264만원)의 50% 이하를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공공임대주택은 1인 가구의 경우 월 132만원이 넘으면 임대주택 지원이 불가능했다. 최저임금만 받아도 179만원인 상황을 고려하면 지극히 높은 문턱을 세운 셈이다. 결국 정부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올해부터 월 185만원으로 소득기준을 높였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놓친 대기수요가 올해 몰렸다는 점이다. 결국 올해 공공임대주택은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실제로 서울시 청년임대주택으로 나온 마포구 홍대 크리원 전용면적 18㎡는 2가구 모집에 1235명이 몰렸다. 강동구 천호역 한강리슈빌은 전용 19㎡도 11가구 모집에 3955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종합적인 이유로 공공임대주택에 청년들이 몰리고 있지만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1코노미뉴스]가 '마이홈포털'에 올라온 입주자모집공고를 조사한 결과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에서는 상반기 SH의 제1차 서울리츠 행복주택 물량 214가구와 역세권청년주택 245가구, LH의 제1차 행복주택 신규 물량 82가구와 재공급 440가구, 서울잠실 행복주택 36가구 등 총 1017가구 모집이 이뤄졌다. 

2019년 기준 서울시 1인 가구는 130만가구에 달한다. 이 중 53만여가구인 41.2%가 청년이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로 청년 주거난을 해소한다는 정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2.4 부동산대책에서도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대규모 공급 계획은 없었다. 이에 정부 차원의 청년 주거안정 지원 강화가 요구된다.

일단 한국판 뉴딜 2.0에는 청년 주거안정 지원 강화가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4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청년층에 대한 자산형성, 주거안정, 교육비부담 경감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산형성은 소득수준에 따라 2200만원 이하는 저축액 1~3배 정부 매칭 사업인 청년내일저축계좌를 3600만원 이하는 저축장려금 최대 4%포인트를 지원하는 청년희망적금 5000만원 이하는 납입액 40%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거안정은 청년 월세 무이자 대출, 중소기업 청년 보조금 우대금리 1.2% 등 대출지원과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2023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교육비부담 경감의 경우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대출 지원 확대,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등이 담겼다. 

청년층의 장기적인 자금난 해소를 통해 자산을 형성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이에 당장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기대하는 청년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청년 임대주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역세권 행복주택 모집한다기에 지원했더니 경쟁률이 몇백대 일이다. 말잇못이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해 매일 SH, LH 홈페이지 출근한다. 고시원 정말 탈출하고 싶다" "사회초년생인데 고정비 지출이 너무 크다. 행복주택 모집한 데서 보면 10가구도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솔직히 그림의 떡이다" "서울 청년월세지원 받기 시작했다. 주거비 부담 줄어드니 삶이 달라진다. 어떻게든 공공임대 들어가야지 싶어 지역에 상관없이 나오는 족족 지원할 생각이다" 등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올 하반기 공급예정인 서울 지역 주요 행복주택은 서울금천 A1 282가구, 동작트인시아 232가구, 서울번동3 1 168가구, 관악봉천 H1 140가구, 서울수서KTX A2 1080가구, 송파방이 160가구, 강서아파트 175가구 등이다.

하반기 공급 예정 행복주택 단지./사진 = 마이홈포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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