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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정책

드러난 고용충격…청년 1인 가구 직격

by 1코노미뉴스 2021. 1. 13.
  • 대책 마련 시급한데, 예산 배정 뒷전

#.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정아름(23세)씨는 방학기간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져 최근 배송일을 시작했다. 전동킥보드를 중고로 구입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건을 배달하는 일이다. 그녀는 "과거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학비는 부모님께 손을 벌려 해결했다"며 "종일 돌아다니느라 힘들지만, 이 일마저 없었다면 월세도 내지 못해 어렵게 결정한 독립생활을 포기할 뻔했다"고 토로했다.

#.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정상혁(32세)씨는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 헬스트레이너 계약직으로 일하던 헬스장이 문을 닫아서다. 정 씨는 "무급으로 있다가 (코로나19)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복귀시켜주겠다고 했던 사장이 결국 못 버티고 폐업 수순을 밟았다"며 "택배도 경쟁이 치열해져서 돈벌이가 안 되고, 이제 월세 낼 돈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씨의 선택은 '출장 PT'다. 그는 간단한 운동기구 몇 가지만 있어도 좁은 공간에서 순환운동이 가능해 고객 각자의 집을 찾아가 PT를 해주기로 했다. 물론 정식사업자 등록은 하지 않았다. 그는 "불법일 수는 있지만, 생계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2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주로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등의 고용상황이 악화해, 저소득 청년 1인 가구가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2%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376만3000명으로 18만3000명이나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의 전년 대비 증감을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2.1% 늘었지만 임시근로자는 6.5%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는 7.1%나 줄었다. 

또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9만명(2.2%) 늘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6만5000명(10.8%)이나 줄었다. 

실업자도 심각하다. 연간 110만명을 넘어섰다. 15~29세 청년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계층에서 실업자가 늘었다. 

'고용충격'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암울한 수치다. 코로나19가 1인 가구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것이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0년 1인 가구 보고서'에서 1인 가구가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조사대상 1인 가구의 59.6%가 코로나19가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또 응답자의 48.6%가 일주일에 5끼 이상을 대충 때운다고 답했다.

청년 1인 가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최대 요인은 '일자리'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 1인 가구는 단기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감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자영업자의 줄도산이 시작된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이렇다할 해결책이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지원금이 아닌 근본적인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추가 고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인 가구 지원은 코로나19 관련 예산이 우선 집행되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대책조차 대거 지연됐다. 서울, 경기도 등 지자체 역시 올해 1인 가구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 중인 국민취업제도에 벌써 약 14만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사전신청을 포함해 지난 10일까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를 신청한 구직자는 13만9638명에 이른다. 

정부는 수급 자격이 인정된 신청자에게 빠르면 이달 말부터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최대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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