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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코노미

[정희정의 모나리자]밤 10시 이후 영업 중지되자 파리 술집 사장들이 내린 결정은

by 1코노미뉴스 2020. 10. 5.

[1코노미뉴스=정희정] 프랑스는 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이 닥치자 대처 방안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양새다. 연일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1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프랑스 정부에서 결정한 새로운 규율에 대해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공표한 프랑스 정부의 조치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한 데 모였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바와 음악 카페 등 술 판매를 주로 하는 곳에 대해 밤 10시 이후 영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생계에 직격타를 입게된 이들은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

지난 화요일 밤 10시가 되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은 술집 주인들은 파리 11구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11구는 파리 젊은이들이 술 한잔 기울이기 위해 자주 찾는 곳으로 술집이 밀집되어 있다.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방역 조치를 모범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인해 ‘정부의 희생양’이 됐다고 항의했다. 지난 봄 약 두 달 간의 락다운으로 이미 경제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은 이제서야 숨통이 트일만 하니 다시 정부가 목을 조르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 이번 조치는 비단 술집 ‘사장님’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곳에서 일하며 월급을 받았던 사람들 마저도 졸지에 일시적인 실업자가 됐다. 밤 12시를 기점으로 문을 닫는 파리 대부분의 식당, 카페와 비교해 술집의 경우 새벽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 손님들이 찾는 시간도 늦은 밤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아예 문을 닫는 것이 덜 손해 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일시적인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밖에 없다.

많은 파리지앙들은 이번 조치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 파리지앙은 현지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밤 10시 이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진대요?’라며 프랑스식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한 홈파티가 생활화 된 프랑스 문화 특성상 바가 문을 닫더라도 모임은 계속될 확률이 높다. 바가 정상영업을 했을 시기에도 주말마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홈파티로 아파트는 시끌벅적 했다.

이번 조치는 약 2주간 시행한 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라 연장 혹은 마무리될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하루 1만 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프랑스. 총리와 보건부장관이 나서서 락다운을 한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지난주 필자는 프랑스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바와 카페, 레스토랑에 대해 밤 10시 이후 영업금지 조항이 새롭게 적용된다고 밝힌 바 이를 글의 주된 내용으로 실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술 판매를 주로 하는 바와 음악 카페 등을 대상으로 할 뿐 식당은 현재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바로잡고자 한다. 그러나 프랑스 상황을 봐서는 조만간 레스토랑 역시 영업 시간을 제한할 확률이 크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프랑스의 규율들을 보면서 순식간에 덥친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인간의 한계와 나약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답답하며 슬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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