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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희선 칼럼] 일본 1인 가구, 편의점이 아닌 드러그스토어서 장 보다

by 1코노미뉴스 2020. 9. 18.

[1코노미뉴스=정희선] 인구구조의 변화는 소비 트렌드 및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인구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는 소매유통업이다. 대표적인 예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편의점 산업의 빠른 성장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1인 가구가 일찍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편의점의 성장도 한국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일본에서는 2009년부터 편의점의 전체 매출이 백화점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국보다 빠르게 1인 가구가 증가한 일본의 소매유통업을 살펴보면 우리는 유통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의 소매유통전문 잡지인 다이아몬드 체인 스토어가 ‘일본 소매업 1000개사 순위’를 발표했다. 매출 상위 3개사는 모두 편의점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3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이 나란히 소매업 Top 3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와 편의점의 성장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1인 가구는 대형 슈퍼마켓이 아닌 가까운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추어 일본의 편의점 업계 또한 끊임없이 변신하였다. 편의점은 슈퍼마켓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편의점이 적극적으로 PB 상품을 개발하면서 도리어 슈퍼마켓보다 더 저렴한 품목이 많다. PB 상품의 퀄리티 또한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 특정 상품은 편의점 PB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또한 가격에 더하여 일본의 편의점은 야채, 과일, 반찬 등도 충실히 구비하고 있다. 과일이나 야채는 아직 슈퍼마켓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대부분 소포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1인 가구로서는 많은 양의 야채를 사서 사용하지 못한 분을 버리는 것보다는 경제적으로도 득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본 유통채널은 편의점이며 매출 규모 (2019년 11조 1,608억엔)로는 슈퍼마켓 (12조 4,324억엔)을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오늘 필자는 매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률에 주목하고 싶다. 

업태별로 매출액의 성장률을 살펴보면 슈퍼마켓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편의점은 1.8% 증가를 기록하였지만 최근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다. 소매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6.1%의 성장률을 보인 드러그스토어 (7조 6,859억엔) 이다. 

이러한 패턴은 2016년경부터 포착되어 왔다. 백화점, 슈퍼마켓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편의점 또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드러그스토어만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드러그스토어가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드러그스토어의 식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식품 주력’ 전략이다. 최근의 드러그스토어는 편의점인지 슈퍼마켓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변해가고 있다. 우유, 계란, 음료, 빵, 과자, 맥주, 즉석식품 등 식품 카테고리의 상품을 충실히 구비해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가격도 편의점보다 더 저렴하다. 필자도 언젠가부터 편의점보다 드러그스토어를 더욱 자주 들르며 몇몇 품목은 꼭 드러그스토어에서 구입하고 있다. 이렇게 드러그스토어가 식품을 싼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마진율이 높은 화장품과 의약품을 통해 식품의 저마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제, 샴푸와 같은 생활용품도 간 김에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고 영양제와 같은 건강식품들도 충실하게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드러그스토어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곳이 되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웰시아 홀딩스와 2위인 츠루하 드러그스토어의 전체 매출 중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코스모스 약품은 매출의 반 정도가 식품 카테고리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 드러그스토어 업계 1위인 웰시아홀딩스를 이끄는 이케노타카미츠 회장은 "머지않아 일본의 소매업계는 인터넷쇼핑몰과 드러그스토어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대형슈퍼마켓 시장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드러그스토어의 시장규모가 대형슈퍼마켓의 시장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1인 가구에게는 근접성, 편리함이 중요한 키워드이다. 일본 전국에 2만개가 넘는 드러그스토어는 이제 식품까지 구비함으로써 고객들의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 계속 성장할 것 같은 일본의 편의점 시장도 드러그스토어에 밀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것이 인구구조의 변화와 그에 따른 소비 트렌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적응하는 유통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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