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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대우건설의 민낯?…'광양 푸르지오 시스템에어컨 오시공' 논란

by 1코노미뉴스 2021. 10. 14.

입주민 "오시공 사과하고 배상하라" vs 대우건설 "팸플릿 봐라, 배상 못해"

광양 푸르지오 시스템에어컨 시공 전과 후 이미지./사진 = 광양 푸르지오 입주자 커뮤니티 캡처.

[1코노미뉴스=지현호 기자] 대우건설이 전라남도 광양시 성황동 일원에 건설한 '광양 푸르지오 더 퍼스트'에서 오시공 논란이 벌어졌다. 건설사의 일방적 설계변경으로 시스템에어컨 위치가 바뀌면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오시공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없고, 이들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측에 항의를 하던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의 '갑질'을 주장하고 있다. 또 소송하려면 하라는 식의 답변을 들었다는 이들은 적반하장의 태도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피해를 호소하는 입주예정자와 대우건설의 입장을 확인해 봤다. 

피해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스템에어컨 피해 세대분들께서는 필독 부탁드립니다',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민낯' 등의 제목으로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광양 푸르지오 더퍼스트 총 1140가구 중 전용 84㎡A·B·C형 시스템에어컨 옵션을 선택한 296가구에서 오시공이 드러났다. 주방쪽 시스템에어컨의 위치가 분양 당시 팸플릿에서 입주예정자들이 본 것과 다르게 설치된 것이다. 

실제 현장에는 주방 시스템에어컨이 한쪽 벽에 설치되면서 바람 방향이 음식물을 조리하는 주방가구쪽이 아닌 냉장고쪽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명백한 시스템에어컨 오시공이라고 보고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사과와 합당한 배상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주방 우물천장 적용으로 인한 시스템에어컨의 위치를 반영하지 못한 대우건설의 실수"라며 "변경사항을 해당세대에 알리지 않았고, 현재 시공 위치로 인해 시스템에어컨 하부 공간을 활용한 수납장 설치, 조명 등 인테리어가 불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주방 시스템에어컨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면서 의미 없는 에어컨 구매가 됐다. 따라서 피해 세대가 입게 된 재산상의 피해에 대해 보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스템에어컨은 설계에 있어서 후순위로 들어가는 부분으로 현장에서 최적의 위치를 잡아서 시공하게 된다. 주방에 우물천장이 들어가면서 그에 맞추서 시스템에어컨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팸플릿에도 안내문구로 '상기 이미지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사이즈 및 방향, 설치위치 등은 변경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설치된 시스템에어컨의 위치를 이제 와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시공 당시 현장 직원, 에어컨 회사 등과 협의해서 위치를 선정한 것이라 입주예정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냉기 성능 저하는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시공도 아니고 일부 입주예정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위치 변경 가능성에 대한 고지가 되어 있어 절차상 문제도 없으니, 일부 입주예정자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방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된 광양 푸르지오./사진 = 광양 푸르지오 입주자 커뮤니티 캡처

이러한 대우건설의 태도에 피해 입주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에어컨 옵션을 선택할 때 주방은 거실을 하려면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필요 없는 곳까지 굳이 선택한 것은 1군 건설사에서 시공하는 것이 하자가 없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믿음을 저버리고 마음대로 시공하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 적반하장의 태도로 일관한다. 이게 대기업의 횡포 아닌가. 정말 화가 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도 "에어컨이 싱크대를 바라보는 위치이기에 비싸더라도 선택한 것이지 냉장고 보고 있었으면 선택 안 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입주예정자와 대우건설의 입장차가 확연해 양측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방 시스템에어컨은 일반적으로 조리공간이 있는 싱크대를 향하게 시공한다"며 "현장 상황에 따라 시스템에어컨 위치가 변경되는 경우는 있지만, 해당 현장처럼 방향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는 드물긴 하다. 설계적인 부분을 고려해 배치한 것 같은데 현시점에서 당초 계획대로 원상복구를 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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